검사량 감소 탓, 14일 신규확진 718명… 의료계 "일본 닮아가는 한국, 하루 확진 3000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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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권창회 기자
국내 우한코로나(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일 7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1030명)보다 300명가량 줄어든 규모지만, 평일 대비 휴일 검사 건수가 수천 건 이상 줄어든 영향이 커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방역당국은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하루 확진자가 950~1200명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 0시보다 718명 늘어난 4만3484명으로 집계됐다.신규 확진자 중 지역감염 환자는 682명, 해외유입 환자는 36명이다. 지역감염 환자는 경기 220명, 서울 217명, 인천 36명 등 수도권에서 473명이 확인됐다. 그 외 지역은 충남 51명, 경남 26명, 광주 22명, 충북 21명, 부산 19명, 대구 16명, 경북 15명, 강원 14명, 전북·제주 각 8명, 울산 4명, 세종 3명, 대전·전남 각 1명이다.신규 확진자 수도권 집중… 전체의 65.8%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13명의 추가 감염자가 나왔다. 성북구에서는 구청 직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이날 오후까지 청사가 임시 폐쇄됐다.경기도에서는 안산 의류공장 관련 7명, 부천 요양병원 관련 4명, 포천 기도원 관련 2명, 안산 요양병원 관련 1명, 광명시 소재 체육아카데미 시설 관련 1명 등이 확진판정받았다.충남에서는 당진 나음교회 관련 38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 교회와 관련된 노인복지센터에서도 5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충북 제천의 한 교회와 관련해서는 9명이 추가 확진됐다.광주에서는 광주교도소 수용자 6명이 감염됐다. 대구에서는 영신교회 관련해 추가 감염자 5명이 보고됐다. 울산에서는 격리 중이던 요양병원에서 47명이 무더기로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해외유입 환자는 36명으로 17명은 검역 과정에서, 나머지 19명은 지역사회에서 확진됐다. 사망자는 7명 추가 발생해 총 587명(치명률 1.35%),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288명 늘어 총 3만2102명(격리해제 비율 73.82%)이다.정은경 "코로나 발생 이후 최고 위기상황"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13일 기준으로 감염재생산지수를 1.28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환자 수를 추계해보면 950명에서 1200명 사이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28은 확진자 1명이 1.28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확산세가 계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
- ▲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시민의 모습. ⓒ권창회 기자
정 본부장은 13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것과 관련해서는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10개월 이상 누적돼온 지역사회 내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들이 감염원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면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다양한 방역조치를 통해 확진자를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양성률 급증 탓이다. 실제로 토요일인 12일 하루 검사 건수는 2만4731건으로 직전일인 금요일 11일(3만8651명)보다 1만3920건 적었다. 반면 검사자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은 11일 2.46%에서 12일 4.16%로 대폭 상승했다. 휴일인 13일 검사 건수는 2만2444건에 그쳤지만 양성률은 3.20%를 기록했다.의료계는 검사자가 줄었는데도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은 그만큼 감염이 넓게 퍼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날 기준 검사 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인원이 8만9247명인데, 이 인원에 누적 양성률 1.28%(339만7039명 중 4만3484명)를 단순대입해도 최소 1142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며 당분간 확진자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일본 유행 닮아가… 하루 확진자 3000명 발생할 수도"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상황을 보면 일본의 유행을 닮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인구 100만 명당으로 따지면 11일 기준 일본은 22.96명, 한국은 18.53명이다. 일본과 한 달 정도 시차가 나는데, 평행선으로 우리가 쫓아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선제적 거리 두기 격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상황이라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3000명씩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거리 두기 2.5단계의 효과를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국민에게 '집에서 머물러라'는 명령을 내리는 '3단계+α'의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 교수는 "거리 두기로 접촉을 줄이지 못한다면 검사를 늘려 숨어 있는 확진자를 빨리 찾아 격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부는 3단계 격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기준은 지역발생 확진자가 하루 800~1000명 이상 또는 전국 2.5단계 상황에서 일일 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 등이 나타날 때다.3단계에서는 10인 이상의 모임 또는 행사가 금지되고, 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이외의 모든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백화점·마트 등과 같은 대규모 점포는 집합금지하고, 그 외 상점은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등 운영제한 조치된다. 또 약 202만 개의 다중시설·영업시설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 가운데 집합금지가 적용되는 대상은 약 45만 개, 운영이 제한되는 시설은 157만 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