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모임 자제령'에도 정무수석이 운동모임… 文에게 보내는 야당 편지는 행정관 보내 대신 수령
  • ▲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왼쪽)과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시위에 나선 국민의힘 초선 의원. ⓒ권창회 기자
    ▲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왼쪽)과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시위에 나선 국민의힘 초선 의원. ⓒ권창회 기자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주말에 조기축구회 경기를 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가 방역조치를 강화한 상황에서 지역구 모임에 참여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 수석은 금요인일 지난 27일 방역을 이유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과 만남을 거절한 탓에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 3차 대유행에 조기축구 뛴 최재성

    최 수석은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참석했다. 서울 송파을은 최 수석이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떨어졌지만 자신의 지역구로 통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최 수석 측은 30일 "축구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뛰었고, 휴식 때도 다른 참석자와 거리 두기를 지켰다"며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수석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며 "소홀함이 있었다. 죄송하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사과했다.

    청와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24일부터 모든 직원에게 모임·회식 등을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청와대는 "소모임이나 행사·회식 등이 최근 코로나 확산 증가의 뿌리로 떠오른 데 따른 비상조치"라며 "인사혁신처가 감염사례 발생 혹은 전파 시 해당 인원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방침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이런 방침을 준용하면서 지난 27일 국민의힘 초선의원들과 만남을 거부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견해 표명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최 수석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최 수석은 해가 지고 난 시각에 행정관 한 명을 보내 편지를 대신 수령해갔다.

    "야당과 소통을 조기축구 회동보다 못하게 여겨"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엄동설한에 추위에 떨며 절규하는 야당 의원과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축구장에서) 땀을 흘리는 최 수석의 대비되는 모습을 보면서 대체 이 정권이 얼마나 야당 알기를, 또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면 이럴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초선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을 한낱 조기축구 회동보다 못하게 여기는 정무수석"이라며 "대통령은 비겁했고, 참모진은 비열했다"고 질책했다.

  • ▲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징계청구 등에 항의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이동하는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징계청구 등에 항의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이동하는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최 수석을 향해 "코로나19 핑계 대고 의원들의 면담을 거부하고, 지역구 축구경기에는 직접 뛰었다고 한다"며 "우리 초선들이 축구화를 신고 가면 만나줬으려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연풍문을 다시 방문, '추미애-윤석열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이 견해를 표명해야 한다면서 최 수석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이들은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하던 중 방역을 이유로 진입을 막는 경찰과 10여 분간 대치하다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