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현악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 2020-21 상주 단체 선정
  • ▲ 에스메 콰르텟 연주 모습.ⓒ롯데문화재단
    ▲ 에스메 콰르텟 연주 모습.ⓒ롯데문화재단
    클래식 음악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실내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롯데콘서트홀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음악감독 김민)와 현악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을 2020-21 상주 단체로 선정했다.

    '인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는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겸비한 것은 물론 음악 안에서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색깔을 추구하는 단체들을 선정해 다양한 시도로 관객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콘서트홀은 2000석이 넘는 큰 규모의 공간임에도 악기 한 대 한 대의 울림과 하모니의 잔향이 디테일하게 객석 구석구석까지 전달돼 체임버 공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과장 없는 어쿠스틱 속에서 롯데콘서트홀 특유의 음향이 더해지며 실내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와 에스메 콰르텟은 각각 총 3번의 무대를 꾸민다. KCO는 11월 26일을 시작으로 내년 3월 11일·7월 2일, 에스메 콰르텟은 11월 28일과 내년 5월 11·16일 공연이 예정돼 있다.

    1965년 故 전봉초 교수가 설립한 KCO는 2015년 서울바로크합주단에서 이름을 바꿨다. 국고 지원을 받지 않은 음악단체지만 약 140회에 달하는 해외 초청 공연을 통해 한국 실내악 음악의 위상을 널리 알렸으며, 지금까지 1000회가 넘는 연주를 해왔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함께 하는 첫 번째 공연에서는 비발디 사계, 버르토크의 루마니안 춤곡과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를 만날 수 있다. 3월에는 탱고음악의 개척자 아스트라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7월엔 하이든·차이콥스키·본 윌리엄스의 대표 곡들을 연주한다.

    김민(78) 음악감독은 올해 KCO와 인연을 맺은 지 40년째다. 서울예고, 서울 음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그는 베를린라디오심포니에서 활약했으며 1979년 국립교향악단 악장에 이어 1981년부터 1994년까지 KBS교향악단 악장을 맡았다.

    김민 감독은 "금년이 창단 55주년이다. 서울대 4학년 재학 당시 전봉초 교수님을 모시고 시작한 이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실내악을 하겠다는 의욕으로 여기까지 왔다. 실내악으로 상주단체가 되는 것은 최초가 아닌가 싶다.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어 "3번의 연주회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는 익숙하고 계절감 있는 곡들을 선택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신년음악회를 끝으로 10개월 동안 공연을 중단했다. 비영리단체로 재정적으로 힘들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단원들과 뜻을 모아 함께 견뎌 내고 있다"고 전했다.
  • ▲ (좌측부터) 김민·배원희·하유나·김지원·허예은.ⓒ롯데문화재단
    ▲ (좌측부터) 김민·배원희·하유나·김지원·허예은.ⓒ롯데문화재단
    에스메 콰르텟은 독일을 거점으로 활동 중이던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하유나, 비올리스트 김지원, 첼리스트 허예은이 2016년 결성했다. 2017년 트론헤임 실내악 콩쿠르 3위, 2018년 런던 위그모어홀 콩쿠르 1위, 아트실비아 실내악 콩쿠르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럽 일정이 대부분 취소된 에스메 콰르텟은 지난 6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데뷔 공연을 가졌다. 8월에는 여름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체임버 데이에 참여했으며, 앞서 2019년 5월 엘토요 콘서트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팀의 리더인 배원희는 "롯데콘서트홀과의 인연이 깊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다. 훌륭한 홀에서 3번에 걸쳐 표현하고 싶은 음악세계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이곳 무대는 서로 예민한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전달돼 긴밀하게 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메 콰르텟은 오는 28일 오후 5시 공연에서 68개의 현악사중주곡을 작곡한 하이든의 대표작 중 하나인 'How do you do?' '처음 뵙겠습니다'로 포문을 열고 베토벤 라주모프스키 2번, 드보르작의 현악사중주 106번을 들려준다.

    5월에는 모차르트의 '불협화음'을 비롯해 드뷔시·차이콥스키의 곡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위그모어홀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을 안겨준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작품 제15번 G장조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오중주 퀸텟으로 마무리된다.

    허예은은 "코로나 때문에 공연장에 오지 못한 관객이 많다. 음악에 대한 갈망이 많은 청중을 위해 우리가 잘하고 즐길 수 있는 좋은 곡으로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배원희는 "코로나가 종식돼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콰르텟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년간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KCO와 에스메 콰르텟은 공연 외에도 연습공간 제공, 각종 홍보, 부대시설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CO는 롯데콘서트홀 회원 대상 음악회에 참여하고, 에스메 콰르텟은 마스터 클래스 개최·롯데문화재단의 다양한 기관과 연계한 콜라보 연주 등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