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김모씨, 6일 김봉현 재판서 주장… "검찰이 강압수사했다" 김봉현 주장 뒤집어
  • ▲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봉현씨. ⓒ뉴시스
    ▲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봉현씨. ⓒ뉴시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인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봉현(46) 씨의 횡령 공범이 6일 "김봉현의 지시로 이상호(55)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과 유흥주점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봉현 씨가 체포 전부터 여권 로비 의혹을 자발적으로 언론에 흘렸다는 얘기다. 공범의 증언은 '검찰이 강압 수사로 여권 로비 의혹 진술을 유도했다'는 김씨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와 사기 배임증재,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봉현 씨의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김씨의 횡령 혐의 공범인 김모(42)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전 이사는 김씨와 공모해 지난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이사는 지난 5월 캄보디아 이민청에 자수해 귀국한 뒤 수원지법에서 구속상태로 횡령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

    "언론 관심 돌려야… 이상호 사진 제보 지시"

    이날 증인석에 선 김 전 이사는 김봉현 씨가 도주 중이던 지난 3월께 언론의 관심을 돌려야한다며 민주당 이상호 전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언론에 제보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이 위원장의 재판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증언을 했다.

    김 전 이사는 "지난 3월쯤 제가 캄보디아에 있을 때 김봉현이 '언론의 관심을 돌려야한다'고 하며 '그럴만한 자료가 있느냐'고 물었다"면서 "김봉현에게 이상호 사진을 보여줬고, 향군상조회 부사장인 박모씨를 통해 언론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호와는 2018년 4월께 서울 강남 신사동 식당에서 김봉현의 소개로 처음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제가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이상호를 알고 있었고, 정치인과 술을 마시는 게 신기해서 몰래 찍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이사의 증언대로라면 검찰의 '짜맞추기'식 강압수사로 여권 로비 의혹을 진술했다는 김봉현 씨의 주장의 신빙성은 흔들리게 된다. 김씨가 이미 검찰 조사 전에 여당 정치인인 이 전 위원장의 연루 의혹을 언론에 제보하려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옥중 편지'를 통해 검사와 야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여권 로비 의혹은 검찰의 강압수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이 전 위원장 재판에서는 "조사 당시 검찰에 협조해야 하는 분위기였고, 검찰이 짜놓은 프레임대로 진행이 안 되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았다"며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고 말했다.

    "김봉현, 도피자금과 전세기도 지원"… '옥중편지' 신빙성 '흔들'

    김 전 이사는 또 김봉현 씨의 권유로 해외도피를 시작했으며, 김씨가 도주자금과 전세기도 지원해줬다고도 했다.

    김 전 이사는 "당시 김봉현 권유로 도피를 시작했다"며 "김봉현은 도피자금으로 초기에 5000만원을 줬고 이후에는 전세기까지 지원해 주는 등 적극 도왔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귀국 직후 자신의 횡령 공범 혐의와 관련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으며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진술을 했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작성된 일부 검찰 조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이상호 전 위원장은 김봉현 씨로부터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투자를 청탁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동생을 통해 5600만원, 자신도 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김봉현 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