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사장 "변수에 따라 감사 결과 다를 수도"… 야당 의원에 "위증 책임져라" 덤벼들기도
  •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에 조작이 있었다는 야당의 문제제기에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감사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했다"는 감사 결과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도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가 조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산업부와 한수원이 잇따라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천명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결과 부정하는 한수원 사장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사장을 향해 "전일 산자위 국감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의 경제성 평가 내용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사장은 "감사는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감사원은) 앞으로 기준을 정하라고 한다"며 "이는 관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깔고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전 판매단가와 이용률·인건비·수선비 등 평가에 필요한 변수를 임의로 조정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정 사장에 대해 지휘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를 요구했다.
  •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야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의 지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야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의 지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황보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의 조작을 의심했다. 황보 의원은 "한수원의 자체 평가보고서와 용역보고서 등을 살펴봤을 때 경제성 분석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자체 평가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의 지속적 가동 시 발생 이익이 1년 만에 3707억원에서 167억원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감사원 결과보고서 어디에도 조작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며 "이용률과 중장기 판매단가 2가지 변수 때문에 이익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황보 의원은 정 사장의 과거 국회 증언을 문제 삼으며 "사장님이 위증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셔야 할 것"이라고 다짐을 두었다. 정 사장은 "수없이 많은 자체평가가 여러 부서에서 있었는데, 가장 큰 금액이 언론에 노출된 것"이라며 "의원님도 위증에 대해 책임져라. 위증한 적 한 번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에 "위증 책임지라"호통치다 결국 사과

    야당은 정 사장의 태도에 즉각 항의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저게 뭐하는 짓이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기에 다른 야당 의원들도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사장님의 발언이 제가 듣기에도 매우 과했다"며 "국회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것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하며 정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사장은 "여러 의원님들이 말씀하신 대로 과했다고 생각하고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지만, 이 위원장은 재차 "유감이 아니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 사장은 다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이 위원장은 "사과의 뜻으로 일어나 머리를 숙이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 사장은 일어나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