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8일 일정으로 스웨덴·독일 방문…"코로나 진정 안됐는데 연기했어야" 지적
  • ▲ 박병석 국회의장. ⓒ박성원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 ⓒ박성원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스웨덴·독일 2개국으로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떠난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 두 자릿 수와 세 자릿 수를 오가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는 가운데 박 의장이 순방을 떠나는 것은 시기상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장, 스웨덴·독일 방문해 한반도 정세 등 논의

    국회의장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의장이 26일부터 내달 3일까지 6박 8일간 스웨덴과 독일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의장실은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조응천 의원,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등이 함께한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27일부터 29일까지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국회의장, 스테판 뢰벤 총리, 켄트 해쉬테트 한반도 특사, 요아킴 베뤼스트룀 주북한 스웨덴 대사를 만나 우한코로나 백신·치료제와 관련한 국제적 연대 및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다.

    이어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독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 디트마르 보이트케 상원의장을 만나 양국 의회의 우호협력관계를 논의하고, 통독 30주년을 맞은 독일의 통일 경험을 청취해 현재 경색돼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해결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박 의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입후보해 1차 라운드를 통과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도 양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당초 박 의장은 체코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사업 추진 등 양국 간 에너지 분야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체코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체코의 우한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방문 일정이 다음으로 연기됐다고 의장실은 설명했다.

    박 의장, 귀국 후 자가격리 방침…박완주·조응천·이채익은?

    그러나 박 의장이 방문하는 스웨덴·독일의 25일 기준 우한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각각 533명, 2321명으로 국내보다 환자 발생 비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방역수칙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박 의장은 자가격리를 면제받는다. 방역당국이 A1(외교)·A2(공무)·A3(협정) 비자를 발급받은 입국자 등에 한해서는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입국 시 우한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격리 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격리 면제 대상이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대외접촉을 피하고 자가격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 의장도 10월 둘째주 공관에서 자가격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 측 핵심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의장과 해외 순방에 동행한 국회 관계자들도 능동감시 및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제규정은 아니어서 민주당 박완주·조응천 의원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데…해외순방 연기했어야"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의장이 해외 순방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다른 나라하고 약속이 된 거니 박 의장이 해외순방을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이고, 코로나도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는데 그런 차원에서는 해외순방을 좀 연기해놨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