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명목… 2014년 11월~2015년 8월 총 21회에 걸쳐 252만원 사용
  • ▲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데일리
    ▲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데일리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세 자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아들 군 복무 시절의 특혜 의혹과 둘째딸 프랑스 유학비자 청탁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장녀 A씨 관련 의혹이 터져나왔다.

    추 장관이 제19대 국회의원 시절 A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수백만원의 후원금(정치자금)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17일 제기됐다. '가족 일감 몰아주기'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라는 지적이다.

    추미애, 성탄절 휴일에도 딸 식당에서 기자간담회

    이날 국민의힘 조수진의원실에 따르면 추 장관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장녀 A씨가 운영하는 양식당에서 총 252만94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월간 월평균 2.1회, 방문할 때마다 25만원씩 쓰고 간 셈이다.

    조수진의원실이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입수한 '추미애 의원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따르면, 추 장관은 당시 A씨의 식당에서 기자간담회 또는 정책간담회 등 간담회 형태의 명목으로 후원금을 지출한 것으로 적시됐다. 한 번에 적게는 3만~4만원, 많게는 최대 25만6000원을 사용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소재했던 A씨의 식당은 수제 미트볼 등 미국 가정식을 다루는 양식당으로, 케이블 방송의 인기 맛집 소개 프로그램(2015년 2월14일자)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10월 서울 이태원에서 식당을 열어 운영하다 1년 만인 2015년 11월 폐업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2014년 12월25일 성탄절 휴일에 A씨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원금을 지출한 내역이다. 또한 주말인 토요일에는 정책간담회 1차례, 일요일에는 5차례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일요일에 갑자기 기자회견을 한다거나 발표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그것은 국회에서 하는 거지 이태원에서 그것도 자녀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한다는 것은 '기자간담회'라고 하기에는 사적인 일일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의원도 본지와 통화에서 "진짜 기자들을 만난 건지, 기자간담회라고 허위기재를 한 건지 따져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19대 국회의원 당시 2014년부터 1년간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쓴 정치자금 사용 내역.ⓒ조수진 의원실 자료 제공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19대 국회의원 당시 2014년부터 1년간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쓴 정치자금 사용 내역.ⓒ조수진 의원실 자료 제공
    "정치자금을 가족 일감 몰아주기에... 정의와 공정에 반하는 일"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향해 "일감 몰아주기, 가족 매출 올려주기 등 정의와 공정에 반하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은 알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당시는 제 딸아이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청년창업하고 싶다고 해서 모은 돈 긁어서 창업했으나 높은 권리금,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 못해 아이 혼자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문을 닫았다"며 "제가 때로는 기자들과 이런저런 민생 얘기하고 딸 격려도 해주고 '이 실패는 너의 실패가 아니고 너는 최선을 다했고'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추 장관은 또 "딸의 가게라고 해서 제가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청년창업에 지대가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지대개혁을 해야 한다"는 생뚱맞은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지적에는 "몇 년 지난 일이라 다 기억할 수 없다"면서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 이미 만료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후원금(정치자금)은 '가계의 지원 또는 보조 용도로 지출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다만 형사소송법에 따른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5년으로, 추 장관이 A씨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지출한 2015년 8월18일을 기준으로 할 때 2020년 8월17일 만료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