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6년간 中 ZTE 통신기기 북한에 수출… 대북제재 위반
  • ▲ 중국 IT기업 ZTE 로고. 화웨이에 앞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고 항복선언을 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IT기업 ZTE 로고. 화웨이에 앞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고 항복선언을 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연방검찰이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어긴 중국 기업과 대표자 부부의 자산을 몰수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국인 부부는 중국과 북한 거래를 중개해서 번 돈으로 미국에 투자이민을 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부터 6년간 중국 ZTE와 북한 거래 중개한 혐의

    “미국 워싱턴 D.C. 연방검찰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소재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업체 관계자들의 자산 등 총 95만5880달러(한화 11억3200만원)를 몰수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미국 연방검찰의 소장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소재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은 ZTE와 북한 간 통신기기 거래를 주선하고,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 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도왔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2017년 3월 ZTE가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를 어기고 북한과 통신기기 거래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ZTE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대북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미국산 부품 4억7800만개를 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이를 통해 3억2800만 달러(3886억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OFAC는 평가했다. ZTE는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정부에 8억9236만 달러(1조571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했다.

    ZTE와 북한 간 불법거래 알선해 번 돈으로 미국 투자이민 시도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의 소유주 ‘리씨춘’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 IT업체 ZTE에서 근무했다. 2007년부터는 북한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리 씨는 부인 ‘탕씬’을 대표로 내세워 회사를 설립하고 ZTE와 북한 간 거래를 도왔다고 미국 연방검찰은 지적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이에 따라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이 익명의 은행 계좌에 예치한 42만9900달러(5억900만원)를 동결하고, 리 씨 부부의 개인 자금 52만5980달러(6억2300만원)도 압류했다. “리 씨와 탕 씨 자금 가운데 50만1771달러(5억9400만원)는 미국 투자이민 비용”이라고 미국 연방검찰은 밝혔다. 미국 대북제재를 어기고 번 돈으로 미국에 이민가려 한 것이다.

    VOA “중국 기업 자금, 이번에는 몰수될 듯”

    VOA는 “미국은 과거에도 대북제재 위반 기업 자금을 몰수하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해당 자금이 대부분 중국 은행 등이 예치돼 있어 실제 몰수가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이미 거래가 중단되거나 압류된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리 씨 부부의 자산은 실제 몰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D.C 연방검찰은 지난 3월과 8월, 북한이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으로 탈취한 돈을 보관 중인 400여 개의 암호화폐 계좌에 대한 몰수 소송을, 7월에는 대북제재를 어긴 3개 기업의 불법거래자금 237만 달러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며 “대북제재 위반 자금에 대한 미국 정부의 민사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