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강타, 9월3일에 '매우 맑음' 지난주 날씨… 하이선 할퀼 땐 "태풍 없다" 헛소리
  • ▲ 9월 3일 새벽 3시(좌)와 9월 7일 새벽 4시(우)에 확인한 'KBS 재난포털'. 8월 25일 오전 5시 부산 지역 날씨(좌)와
    ▲ 9월 3일 새벽 3시(좌)와 9월 7일 새벽 4시(우)에 확인한 'KBS 재난포털'. 8월 25일 오전 5시 부산 지역 날씨(좌)와 "현재 진행 중인 태풍이 없다(우)"는 잘못된 정보가 올라와 있다. ⓒKBS 노동조합 제공
    재난방송주관사 KBS가 5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실시간 재난정보 안내 포털과 어플리케이션이, 정작 태풍이 왔을 때 "현재 진행 중인 태풍이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KBS 재난포털', 최장 13일간 업데이트 중단 의혹


    8일 KBS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3일과 7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나흘 간격으로 우리나라를 강타할 때 태풍과 관련한 실시간 재난정보를 알려줘야 할 'KBS 재난포털'이 서버 장애를 일으켜 8월 25일자 정보를 송출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취재 결과 태풍 '마이삭'이 북상 중이던 9월 3일 새벽 3시경, 'KBS 재난포털'은 엉뚱하게도 8월 25일 오전 5시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시각 부산광역시 연제구는 섭씨 24도로 '매우 맑음'으로 표시됐다.

    9월 7일 새벽 4시에도 'KBS 재난포털'은 "현재 진행 중인 태풍이 없다"며 "발표된 태풍 정보가 없다"고 안내했다. 이 시각 태풍 '하이선'은 제주 해역에서 빠르게 북상 중이었다.

    이와 관련, 허성권 KBS노조 부위원장은 "9월 3일 새벽과 9월 7일 새벽에만 재난정보가 잘못 노출된 것인지, 아니면 8월 25일 오전부터 9월 7일 오전까지 13일간 재난정보 업데이트가 안됐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제구실을 못했다는 점"이라며 "아무리 좋은 재난방송과 온라인 시스템이라도 필요할 때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온라인상에서 이를 성토하는 글이 빗발치자 KBS 재난방송센터는 뒤늦게 '서버 장애로 인해 오늘(7일) 새벽 재난포털 서비스가 예전 데이터로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재난포털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태풍 관련 소식은 KBS 뉴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라'는 무책임한 입장만 내놨다"고 비판했다.

    허 부위원장은 "두 번에 걸쳐 똑같은 문제가 생겼다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매우 심각한 운영상의 문제"라면서 "'수신료 현실화'를 외치면서 대국민 재난정보 서비스를 소홀히 한다는 건 매우 모순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KBS 측 "'재난포털' 개편 중 서버 장애… 10월 말 재오픈 예정"


    이 같은 지적에 KBS 관계자는 "새 '재난포털'이 오픈하기 전, 기존 '재난포털'에 서버장애가 일어난 것"이라며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접속하는 KBS 뉴스 홈페이지에는 태풍 '하이선'의 실시간 정보를 모두 업데이트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KBS 재난포털'은 KBS 뉴스 홈페이지의 우상단 링크를 클릭하면 들어갈 수 있는 하위 페이지로 '기상 상황' 등 각종 재난 데이터를 모아 놓은 일종의 아카이브인데, 방문자가 하루에 수십 명에 그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개편을 거쳐, 9월 초 재오픈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주일 내 태풍 3개가 와 개발자들이 계속되는 뉴스특보에 투입됐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 근무가 확대 시행되면서 오픈이 늦어졌다"며 "하이선이 물러가는 9월 9일 1차 오픈하고, 10월 말에는 최종 오픈을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서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보다 실효성 있고, 활용도 높은 '재난포털'으로의 전면 개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