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전광훈' 책임론 먹혀… 민주 39% > 통합 23% "전광훈이 공신" 민주당 미소
  • ▲ 박지원(왼쪽부터) 국정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서 대화하며 밝게 웃고 있다. ⓒ
    ▲ 박지원(왼쪽부터) 국정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서 대화하며 밝게 웃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회복세에 웃었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가 확산세인 가운데 전광훈 목사를 향한 책임론 제기가 주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행태를 두고 "집권여당이 특정세력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광훈, 통제 안 따르고 자기 주장만 해서 여론 반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8월 3주차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이 39%의 지지율을 보이며 미래통합당(23%)을 앞섰다. 민주당은 지지율이 전주 대비 6%p 상승했지만 통합당은 2%p 하락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지지율 반등이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전 목사를 향한 비판이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일등공신은 전광훈 목사와 신도들이 정부 통제에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하는 것"이라며 "통합당이 제대로 선을 못 긋고 그에 대한 지적을 한 것이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간 것으로 (지지율) 반등은 환영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굳이 집회에 나가서 국민 비판을 대신 받아주니 우리 당으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전광훈 때문에 웃는다"고 비꼬며 "스스로 비판받을 짓을 하며 같은 쪽 정파를 곤란하게 하니 여론이 좋을 리가 있겠나"라고 웃었다.

    통합당 "강하게 선 그었어야… 그렇다고 책임 전가는 안 돼"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 목사 측과 통합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광훈 목사는 사과는커녕 신문광고를 통해 정부 방역당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보였다"며 "집회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소속 정치인과 당원에 대한 진단검사 권고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여야를 떠나 공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전 목사 측과 통합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권창회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권창회 기자
    야당은 간신히 반등시킨 지지율이 떨어지자 '전전긍긍'이다. 통합당은 전 목사를 비롯한 집회 참여세력과 단호하게 '선 긋기'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의 한 의원은 "정부와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모든 책임을 특정 세력에 전가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길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정부여당의 작태를 국민들도 곧 알아채시리라 본다"면서도 "민주당에서 지속적으로 특정 세력과 우리를 묶은 것에 비해 우리가 선을 긋는 강도가 너무 낮지 않았나 싶다. 왜 선제적으로 집회 불참을 독려하는 공지를 하는 등 먼저 단호하게 못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고 아쉬움을 표했다.

    진중권 "정부·여당, 코로나 확산 범인 말고 원인을 찾아라"

    민주당의 지지율은 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집권여당이 방역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쓸데없는 발언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킨 것은 대통령"이라며 "교회 소모임 금지 해제가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실책이고, 이런 사태를 예상치 못하고 쿠폰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이 정부·여당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어 "정부·여당에서 자기들의 오류를 감추고 그것을 남에게 뒤집어씌울 경우 같은 오류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는 것이 과학적 방역"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