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 14채, 화성시장 9채"… 전수조사 경실련 "투기 의심 거둘 수 없다"
  • ▲ 수도권 기초단체장 다주택자 명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수도권 기초단체장 다주택자 명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수도권 기초단체장 4명 중 1명은 주택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군기 용인시장은 자신과 배우자를 합쳐 14채의 주택을 보유해 최다 주택 보유 단체장으로 꼽혔다. 수도권 다주택 기초단체장들은 전원 민주당 소속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수도권 기초단체장 신고재산 및 부동산 보유현황 분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보궐선거로 당선된 안성시장을 제외한 65명이다. 공직자 재산공개 관보, 뉴스타파 공직자 재산 데이터 등을 기본 자료로 사용했다. 시세자료로는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다주택왕' 與 백군기 용인시장

    경실련 분석 결과 자신과 배우자 명의 기준으로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16명으로, 전체의 24%에 달했다. 이들 다주택자 기초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조사됐다. 3채 이상 소유한 기초단체장은 5명이다.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기초단체장은 백군기 용인시장이다. 백 시장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1채와 배우자 명의의 용산구 연립주택 13채 등 모두 14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인 용인에는 임차권만 소유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자신 명의 아파트 6채, 배우자 명의 아파트 2채를 포함해 모두 9채의 주택을 보유하며 백 시장의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서 시장이) 소유한 아파트는 경기도 고양시와 군포시 내 주공아파트로 언제든지 재개발 또는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는 지역으로 판단된다"며 "부동산 투기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도 각각 4채씩 보유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역구에 아파트 1채, 과천시에 1채, 해남군의 단독주택 1채를 소유했다. 이들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12억, 성장현 용산구청장 10억 차익

    조사 대상 65명 중 아파트(분양권 포함)나 오피스텔을 보유한 35명의 부동산 시세 변화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1인당 평균 2억9000만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는 서울 아파트값만 문 정부 이후 14% 올랐다고 주장했으나 수도권 단체장들이 보유한 아파트값도 41%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에 아파트, 송파구에 오피스텔을 보유했는데 해당 부동산 시세는 2017년 5월 33억8000만원에서 올해 7월 기준 46억1000만원으로 12억3000만원(36%)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10억7000만원(78%)의 차익을 얻었다.

    경실련은 "수도권 65명 기초단체장이 국민 보유 부동산 재산(평균)의 4배를 갖고 있고 다주택 비율은 24%나 된다"며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 고통을 외면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집값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부동산정책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