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예고 없이 잇달아 무단방류… 임진강 지천 역류하면서 마을 농경지 침수
  • ▲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와 집중호우로 6일 오전 경기 연천군 군남댐이 13개의 수문을 모두열고 초당 1만 1천 톤이 넘는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연천과 파주 주민 수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종현 기자
    ▲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와 집중호우로 6일 오전 경기 연천군 군남댐이 13개의 수문을 모두열고 초당 1만 1천 톤이 넘는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연천과 파주 주민 수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종현 기자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연이어 무단방류하면서 경기도 파주시 인근지역 주민들의 침수피해와 어선 유실사고가 잇따랐다.

    1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0일 사이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해 유실된 어선은 총 8척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예고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어 경기북부지역 폭우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더욱 키운 것이다.

    앞서 북한은 7월부터 사전통보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했다. 이어 10일에도 또 다시 황강댐 수문을 열었다. 9일 오전까지만 해도 1m대였던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10일 오전에는 접경지역 위기대응 '주의' 단계인 7.50m를 불과 15cm 남겨둔 7.35m까지 오르기도 했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42.3㎞ 거리의 임진강 상류에 있다. 총저수량은 3억5000만t에 달한다. 황강댐 방류에 대비해 연천군 임진강에 조성한 군남댐의 총저수량은 황강댐의 5분의 1 수준(7100만t)이다.   

    해당 지역의 한 어민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 10일 오후 집중호우에 대비해 수면보다 6m 높은 곳의 강가 안전지대로 0.86t급 어선 1척을 올려놓고 로프로 단단히 고정했다"며 "그러나 집중호우 속에 북한 황강댐에서 다량의 물을 예고도 없이 무단방류하는 바람에 어선이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파주시 민통선 주민들은 "지난 3·5·10일 마을 주변 농경지가 일대가 잇따라 물에 잠긴 건 황강댐 무단방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임진강 물이 갑자기 불어나 임진강 지천이 역류하면서 마을 주변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9월에는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방류하면서 연천군 주민 6명이 야영을 하다 숨졌다. 

    남북은 같은 해 10월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실무회담을 갖고, 북측은 향후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통보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2016년 5월 두 차례나 통보 없이 황강댐을 무단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