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로 정치권 공방… 통합 "4대강사업 없던 섬진강 범람 조사하자"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이종현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이종현 기자
    전국적인 폭우로 수해지역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이명박(MB) 정부의 4대강(한강·낙동강·영산강·금강)사업이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것과 관련해 "몇 년 묵은 논란을 왜 다시 꺼내느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지난 정권 정책 놓고 싸움질… 병이다 병"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재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앉아서 지난 정권의 정책을 놓고 잘했니, 못했니 싸움질이나 하고 있으니 병이다, 병"이라고 한탄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낙동강 터지고, 영산강 터졌다. 4대강의 홍수예방 효과가 없다는 게 두 차례의 감사로 공식 확인된 사실"이라며 "4대강 전도사 이재오(미래통합당 상임고문) 씨도 내가 출연하던 방송에서 사업이 홍수나 가뭄대책이 아니라 은폐된 대운하사업이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 바 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4대강사업은 MB 정부가 22조원을 투입해 4대강에 16개의 대형 보를 설치해 가뭄과 홍수 피해를 막고자 진행했다. 그러나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친 감사에서 4대강사업이 홍수 피해 예방과 연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섬진강 유역의 폭우 피해를 두고 4대강사업을 소환한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가만히만 있어도 50점 따고 들어가는데, 꼭 쓸데없는 말을 보태서 점수를 까먹는다"며 "이는 통합당이 아직도 자기 세계에 갇혀서 민심과 교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싸움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싸울 장소를 고르는 것"이라며 "대체 뭘 얻겠다고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내야 새삼 욕만 먹을 뿐인데. 저 사람들(통합당), 이 시점에 MB를 소환해서 대체 무슨 이익을 얻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與 "4대강 때문에 낙동강 터져" vs 野 "제방 약한 지역만"

    전국적인 폭우로 섬진강·낙동강 등에서 강둑이 터지자 4대강사업을 대상으로 정치권의 공방이 벌어졌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구례군 수해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4대강사업을 하지 않은 섬진강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생겼다"며 "낙동강 일부 구간 제방이 약한 지역만 터졌지, 나머지 지역은 수년째 범람이나 물 피해가 없고 사망자가 줄었다"고 반박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4대강 보사업으로 인한 치수능력 제고와 홍수 예방 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는 이미 차고 넘친다"며 "4대강별 피해상황, 4대강 보사업이 없었던 섬진강 범람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