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고검장 승진설 유력… '검언유착' 수사 장기화 등으로 지검장 유임 가능성 커
  •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후 두 번째 검찰 정기인사가 임박했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자리가 11곳이나 공석인 만큼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단연 최대 관심사는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다. 

    이 지검장은 대표적 친정부 인사로,최근 추 장관의 의중에 따라 '검언유착' 수사까지 일사분란하게 진행시켰다. 이에 인사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당초 지배적 관측이었다. 그러나 '검언유착' 수사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사실 입증 실패 등으로 인해 사실상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이 지검장의 승진도 안개 속에 놓였다. 

    인사 대상 23기 중 유일한 검사장급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6일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찰 고위간부의 승진‧전보인사를 논의한다. 인사위는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됐으나 법무부가 하루 전날 돌연 취소해 1주일 만에 열리는 것이다.

    통상 인사위 당일 오후나 이튿날 인사 결과를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7일 오전께는 인사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은 이 지검장의 유임 여부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연수원 동기로 현재 검찰 조직 내에서 가장 확실한 친정부‧반윤(反윤석열) 인사로 평가된다. 

    에초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지검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를 사실상 진두지휘하면서 추 장관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 대상인 23기 중 유일한 검사장급이라는 이유도 있다. 

    '유임' 무게… 尹견제용, 문책성 등 관측 무성

    다만 현재로서는 '유임'에 무게가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지난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사실에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 못함에 따라 수사가 장기화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추 장관이 이 지검장을 유임시켜 윤 총장 견제 역할을 지속하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추 장관이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존 검사장급에서 고검장급으로 높여 승진시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 차원에서 전반적인 검찰 직급을 낮춰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분이 약하다. 

    일각에서는 '문책성 유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과적으로 이 지검장이 헌정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면서 밀어붙인 추 장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사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향한 독직폭행과 감청 논란 등 잡음까지 불거져 책임론은 배가됐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팀은 사실 추 장관의 눈치를 보면서 안 되는 수사를 밀어붙인 것일 수 있는데, 추 장관은 수사 실패의 책임을 이들에게 물으려 할 것"이라며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이 지검장을 유임시키는 방향으로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책성'을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의 이정현 1차장검사와 검언유착 수사팀 정진웅 부장검사의 승진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서울‧부산고검장, 서울남부‧인천지검장, 대검 인권부장,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11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