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취임 첫 일정 2017년 5월12일 인국공 방문 "정규직 전환" 약속… 이날 기점으로 정규직 전환 절차 바껴
  • ▲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를 방문한 '2017년 5월 12일'을 기점으로 '인국공' 보안검색 요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취임 사흘 후인 이날 문 대통령은 인국공을 찾아 비정규직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바로 '이날'을 기준으로 인국공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절차가 달라졌다. 이는 공사가 친인척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경쟁채용의 기존 원칙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전 입사자들은 서류→인성검사→적격검사→면접 순으로 채용절차를 거쳐 인국공에 직접 고용되는 수순을 밟는다. 반면 이후 입사자들은 다른 일반 지원자들과 함께 공개채용 과정으로 서류→인성검사→필기전형→면접 등을 거쳐야 한다. 

    文 방문 이후 입사자 공채 과정 거쳐야… "친인척 채용 가능성" 때문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기준으로 인해 인국공 보안검색 요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보안요원 노조 측도 탈락자의 고용안정 대책 없이 직고용 전환 대책이 나왔다며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국공 측은 전체 보안검색 요원 가운데 30~40%는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직접 고용하기로 한 보안검색요원 비정규직 직원은 1902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5일 "비정규직인 기존 보안검색직원으로 일하던 분들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공사에 취업준비를 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황 수석은 "2017년 5월(12일)을 기점으로 이전에 들어온 분들은 인성검사나 적격심사 등을 거쳐서 전환을 하지만 그 이후에 들어온 분들은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될 일자리라는 걸 알고 들어온 분들이기 때문에 필기시험 같은 공개채용 절차를 또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국공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가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마치 옛날 군대에서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낙후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처럼 '문 대통령 현장지도 시대' 열렸다" 비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인국공 정규직 전환이 "매우 잘한 일"이라면서도 "2017년 5월 이후 채용자에 대한 공개경쟁 채용 방침은 상시·지속업무 정규직화 원칙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인국공 사태를 계기로 북한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지도 시대가 열렸다"며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날 이전 입사자만 로또 취업 행운이 주어진다. 북한에 김정은이 현장지도한 회사가 1호 회사가 돼 수령의 성은이 내려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국공은 지난 22일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를 공사가 직접고용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또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은 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