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초청 강의서 운동권 비판…" 법·도덕·윤리 부정하면서, 어겨도 정의롭다고 생각 "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0일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 "바탕에 과거 운동권의 독특한 윤리의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초청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조국 사태의 독특한 점은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며 "정의의 기준에 따라 비리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비리를 옹호하기 위해 정의의 기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운동권들이 사회의 주류가 돼 권력을 잡은 결과, 과거 습속이 정권 운영에 그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운동권 마인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 첫째로 '선악이원론'을 언급했다.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의 대결로 본다. 고로 그들의 정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고 적군을 제압할 때 세워진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시절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감싸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들을 향한 검찰 수사는 특수이익 대변 행위로 간주"

    둘째로는 '유물론적 관점'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은 법·도덕·윤리를 사회 보편의 이익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특수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며 "자기들이 곧 선이요 정의요 나아가 보편이익의 진정한 대변자라고 굳게 믿어 자기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나 기소는 보편적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검찰 조직의 특수이익을 지키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의 각종 비리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를 운동권에서는 '표적수사'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초법적 발상'을 언급했다. 그는 "독재정권 아래의 사법은 결코 정의롭지 못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하는 것이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라 정의로 여겨졌다"며 "이 인식이 민주화 후에도 습관처럼 남아 법을 어겨도 자신이 여전히 정의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강욱, 잘못은 법원에 있다 생각…결코 반성 안 해"

    운동권의 발상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법'이라고 정리한 진 전 교수는 최강욱 대표가 재판 도중에 법정을 떠나려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잘못은 자기가 아니라 기일 변경을 허용하지 않은 법원에 있다는 것"이며 "법을 어겨도 그들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고 진 전 교수는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다시 한번 정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서 정의란 그저 과정의 공정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결과의 평등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