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박스서 색깔 다른 투표용지 발견… '투표 중지' 신고했지만 쫒겨나" 기자회견
  • ▲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과 투표용지 제보자 이모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과 투표용지 제보자 이모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4·15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투표용지 6장의 유출 경위와 관련, 자신에게 투표용지를 건넨 선거 개표 참관인을 28일 공개했다. 이 참관인은 투표용지를 반출한 이유로 "부정선거를 신고하겠다는 차원에서 결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용지가 어떻게 제 손에 들어오게 됐는지 궁금할 것"이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부정선거 증거로 이용하기는커녕 탈취됐다며 범인을 찾겠다고 한다"며 투표용지를 건네준 제보자를 직접 소개했다.

    제보자 "투표용지 색 달라 '투표(개표) 중지' 소리지르자 쫓겨났다"

    총선 당일 경기도 구리시 구리체육관에서 벌어진 개표 참관인이었다고 밝힌 제보자 이모 씨는 "개표를 지켜보다 투표함 박스에서 두 가지 색깔로 된 투표용지를 발견하게 됐다"며 "경찰에 '투표(개표) 중지'라고 소리지르며 신고했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이 개표 참관 현장에 들어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선관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한테 쫓겨났다"며 "선관위에 신고해봤자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때 누군가가 '의혹이 있으니 신고해달라'며 투표용지를 줬다"며 "상당한 의혹이 있다고 생각해 밖에 나와 자동차에 실었다"고 이씨는 투표용지 취득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용지를 건네준 사람이 "(선관위) 사무원쯤 되는 사람"이라고 추정하며 "구체적인 신원은 전혀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부정선거 신고 위해 결단…이게 돈이 되겠느냐"

    이씨는 해당 투표용지를 경기도 구리시 통합당 후보였던 나태근 후보와 경기도 남양주병 주광덕 의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아 민 의원을 찾아갔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용지 반출이 불법임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대의적 차원에서 부정선거를 신고하겠다고 결단한 것이지, 이게 돈이 되겠느냐"고 답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기표되지 않은 투표지가 사전투표함에서 나왔다"며 비례대표 투표용지 6장을 공개했다. 이에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유출 경위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공익제보자 보호 등을 이유로 입수 경위를 함구했고, 검찰에 출석해서도 관련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씨는 "민 의원이나 제3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어제 상의 끝에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얼굴을)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오후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위해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시연회를 열고 언론을 상대로 사전투표와 개표 과정을 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