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조사 마친 뒤 짧게 입장 밝혀… 경찰, 오거돈 진술 검토 후 신병 처리 수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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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부산경찰청을 나오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뉴시스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을 시인하고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경찰 조사를 마치고 "부산시민께 큰 실망을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이 언론 취재에 응한 것은 지난달 23일 부산 시장직 사퇴 후 29일만에 처음이다.오 전 시장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직을 내려놓은 뒤 부터 언론을 피해왔다. 국민적 관심 속에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오 전 시장은 경남 거제와 전남 순천 등에서 칩거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오 전 시장은 지난 22일 오전 8시 부산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날 오후 10시쯤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섰다. 경찰 조사에 응한지 약 13시간 만이다."죄송하다" 되풀이… 추가 성추행 의혹은 부인그는 "부산시민 여러분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피해자분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취재진이 질문한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몇 번 말씀드렸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외에 '사퇴 시기 조정 의혹' '성추행 무마 의혹' '그동안 입장표명은 왜 하지 않았나'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추가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한 뒤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조사에서 오 전 시장 측은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것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했다고 한다. 다만, 혐의에 대한 법리 적용 부분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특히 4·15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지난해 제기된 또 다른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이외에도 총선 전 성추행 무마 시도(직권남용 혐의) 및 성추행 무마 대가 일자리 청탁 의혹(직권남용 혐의)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소환 여부와 함께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공증인이 변호인으로 둔갑한편 오 전 시장과 피해자간의 사퇴 공증을 맡은 '법무법인 부산' 소속 공증인이 오 전 시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논란이다. 변호사법 51조 업무 제한 규정에 따르면 '법무법인은 그 법인이 인가공증인으로서 공증한 사건에 관해서는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오 전 시장의 변호인은 정재성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다. 그는 지난달 초 오 전 시장이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이후 피해자 측과 '오 전 시장은 5월 전까지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공증을 맡은 인물이다.한 법조 관계자는 "아직 자세한 내막을 몰라 입을 떼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공증을 맡았던 변호사가 가해자를 변호한다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