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장관 8일 "검찰, 저를 목표로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 언론 보도에도 불편한 심경 드러내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창회 기자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조국(55) 전 법무부장관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뇌물수수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41분쯤 차량을 타고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남색 자켓에 회색 바지를 입고, 하얀 마스크를 쓴 채 포토라인에 선 그는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된 후 저를 최종 목표로 하는 검찰의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가 있었고, 마침내 기소까지 됐다"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이유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검찰 전방위 수사… 고통스러운 시간"

    그는 "오늘부터 저는 법정에 출석한다.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그는 "언론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검찰의 공소사실만 일방적으로 받아쓰지 말아달라"면서 "오늘부터 전개되는 법정에서도 변호인 반대신문 내용도 충실히 보도해주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조 전 장관은 다만 '감찰 무마 의혹을 여전히 부인하는가' '자녀 입시비리와 관련한 스펙 품앗이가 사실이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일절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조 전 장관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2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이후 134일 만이다. 검찰이 지난해 8월27일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이후로는 255일, 지난해 12월31일 기소 이후로는 130일 만이다.

    취재진·지지자들로 북새통… 유재수 감찰 무마부터 심리

    지난해 말 국민적 관심을 받은 '조국 사태' 당사자의 첫 피고인 출석인 만큼 이날 법원 앞은 수십 명의 취재진과 경찰·유튜버·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시민들은 서로 "조국은 죄가 없다" "조국은 물러가라"는 등 상반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법정으로 들어간 직후에는 일부 시민들이 "부끄러운 조국"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토라인으로 난입하면서 잠시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 씨 등과 공모해 자녀들의 허위 경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입시비리 등에 활용한 혐의 등으로 총 11개 죄목을 적용해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1월에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대상으로 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로 추가 기소했다.

    담당 재판부인 형사21부는 조 전 장관의 여러 혐의 중 감찰 무마 혐의부터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앞선 기일에서 "고위공직자 비위 감찰 착수와 종결 권한은 민정수석에게 있으며, 그것을 행사한 것은 직권남용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