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 시스템 불신하는 것 아니다… 결과 승복하지만 인정하진 않는다" 모호한 여운
  • ▲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을 후보. ⓒ장세곤 기자
    ▲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을 후보. ⓒ장세곤 기자
    4·15총선 인천 동-미추홀을 선거구에서 상대인 윤상현 무소속 당선인에게 171표 차로 낙선해 재검표를 추진하기로 했던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일 돌연 재검표 계획을 포기했다. 보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논란의 확산을 민주당 차원에서 부담스러워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결과는 승복, 인정은 못해"…남영희, 아쉬움 해소 안 됐나

    남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 생각이 짧았다"며 "재검표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4만6322표(40.4%)를 얻어 4만6493표(40.5%)를 득표한 윤 당선인에게 171표(0.1%p) 차로 패배했다. 다만, 사전투표에서는 3920표 차로 윤 당선인을 앞섰다.

    남 후보는 "잠시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후보의 비뚤어진 눈 때문이고, 제 눈과 머리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고 보니 저의 판단은 착오였다"며 "오늘 심사숙고한 끝에 재검표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어 "매번 선거를 마치면 부정선거와 투표함 바꿔치기 같은 '무협지' 얘기들이 반복적으로 회자한다"면서 "대한민국 선거관리 시스템을 불신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저의 뜻과 전혀 다르다"며 재검표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남 후보는 그러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만 인정하지는 않는다"며 상대 후보를 향한 당선 축하인사는 생략하겠다고 밝혀 아쉬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 후보께서 재검표를 포기하신 글을 읽어보니 그 절절한 마음이 제 마음까지 와 닿는다"며 "이렇게 당당한 결정을 하는 인물이 우리 당의 후보였다는 게 저는 정말 자랑스럽다"고 응원했다.

    장성철 "남영희, 승복한다면서 인정 안 해… 순수성 의심된다"

    앞서 남 후보 측은 16일 미추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함 밀봉을 신청했다. 민주당은 20일 인천지방법원에 재검표와 관련 증거 보전신청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남 후보가 돌연 재검표를 철회하자 "민주당 차원에서 선거 불복 논란이 확산될까봐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재검표는 안 하지만 윤 당선인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저급하게 표현하자면 이미지 장사를 하는 것"이라며 "지지층들에게 분노 감정을 남겨두는 것은 이중적 플레이"라고 꼬집었다. 장 소장은 "승복하면 인정도 해야 한다"며 "남 후보의 판단과 결정에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