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70%로 해달라" 요구하자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 막말… 당원들 "당장 제명" 촉구
  • ▲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왼쪽)와 B씨가 공개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문자메시지.트위터 캡처
    ▲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왼쪽)와 B씨가 공개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문자메시지.트위터 캡처
    21대 총선에서 충남 당진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에게 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0일 한 인터넷 카페에 어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이 문자메시지에서 "선거에 이기고도 민주당이 하는 행동을 보니 지지자는 제2의 열우당(열린우리당)이 될까봐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며 "재난지원금은 정부와 발맞춰 70%로 가달라. 한 번 주고 끝이 아니다. 이후도 생각해달라. 제발 정부 도와주라고 국민이 뽑은 것이다"라고 적었다.

    유권자들, 인터넷 카페 등에 어 의원과 주고받은 메시지 공개

    총선 공약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약속한 민주당과 소득 하위 70% 지급을 고수하는 정부가 견해차를 드러내자 정부 안을 따라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어 의원은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라며 비꼬았고, A씨는 "국회의원 당선된 어기구 의원이 일을 하라는 말이다"라고 받아쳤다.

    어 의원의 욕설은 또 다른 유권자 B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나왔다. B씨가 어 의원에게 "일이나 똑바로 해. 어디서 유권자한테 반말에 협박질이야. 당선됐다고 막 나가네"라고 보내자, 어 의원은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라고 욕설을 했다.

    B씨가 캡처한 화면에 나타난 전화번호는 어 의원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어 의원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민주당에서 방출하라" "윤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선거 끝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한심하다" 등의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

    민주당원 여론 폭발…"179석이어도 괜찮으니 당장 제명하라"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민주당 당원들의 여론도 들끓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장 제명해달라. 179석이어도 괜찮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당원은 "통합당에서 이런 짓을 해도 욕먹을 텐데, 우리 당에서 이런 짓을 하는 놈이 있다는 건 힘들게 싸워 이긴 다른 당선자와 이해찬 대표님, 그리고 대통령님까지 욕보이는 짓"이라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당장 영구 출당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본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어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어 의원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다. 국회 어기구의원실과 충남 당진 사무실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어기구의원실 관계자는 20일 한 매체를 통해 "의원님이 왜 A씨 등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