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총서 당 수습방안 논의… 참석 의원 3분의 2 '김종인 비대위' 반대
  •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성원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성원 기자
    4·15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인 미래통합당이 당의 향방을 놓고 자중지란을 거듭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지,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20일 한때 비대위로 전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반발에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고위는 우선 비대위로 전환 후 5월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당헌‧당규대로 8월에 전당대회를 실시하자는 주장이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비대위는 실효성이 없다"며 7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전면 재구성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 계획대로 '비대위 구성'으로 방침을 정하더라도 비대위원장 선임문제를 놓고 이견이 큰 상황이다. 당초 '김종인 비대위'가 유력했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참가자 중 3분의 2 이상이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심재철 "의견 통일 안 돼"…격론 거듭  

    통합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전환' '조기 전당대회' 안(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심재철 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의원님들의 여러 고견들을 다양하게 들었지만 합일되지는 않았다"며 "모든 의원들과 새 당선자들의 전체 의견을 취합해 그 의견에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통합당 최고위는 '비대위 전환'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 대표권한대행은 "대부분의 최고위원이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임 원내대표(선출)는 5월 초순쯤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오늘 오후 의총에서 최종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 '비대위 구성' 안, 의총서 반대 의견 나와 

    그러나 최고위의 안은 의총에서 가로막혔다. "비대위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건을 두고 50 대 50으로 의견이 갈렸다"는 게 장제원 의원의 전언이다. 

    다만 박성중 의원은 비공개 의총 직후 "비대위보다는 정상적으로 가자는 의견이 조금 더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를 열자는 쪽이 더 많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다. 우리 자체 역량을 갖고 가자는 것이다. 비대위는 지금까지 여러 번 구성됐지만 큰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성원 의원도 "비대위에서 뭘 할 수 있겠나. 비대위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도 "우리가 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총선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이 수혈됐다. 국민들께 검증받은 당선인들이 있다"며 "이들이 하나가 돼 내부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올바르지, 외부 인사 들여다 당을 맡긴다는 것은 당의 주체성도 없고 나약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 당내 반발 상당

    최고위의 기존 방침대로 비대위로 전환하더라도 비대위원장에 누구를 세울지를 두고도 갈등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의총 참가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당초 '김종인 비대위'가 유력했으나 당내 반발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김 전 위원장 등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인사로 비대위를 꾸리자는 '절충안'도 나왔다고 한다. 

    박덕흠 의원은 "비대위를 하되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맡자는 의견이 3분의 2는 됐다"며 "나는 초선과 재선, 3선, 중진 등에서 2명이면 2명씩 추천해 전당대회 전까지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습은커녕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자성의 목소리도 터졌다. 안상수 의원은 의총장을 빠져나오면서 "우리 당이 할 일도 없는데 할 일 있는 것처럼 난리"라며 "나중에 전당대회 해서 지도부를 꾸리고 대선 후보는 좋은 사람으로 해서 그때 싸워야지 지금은 할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최고위는 이 같은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비대위 전환 또는 조기 전당대회 실시 안 가운데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정확한 시일은 미정이다. 심 대표권한대행은 "조속히 결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