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지역에 의무 비율로 넣자"… 강남갑 당선에 '력삼력·푸르디요' 등 패러디 쏟아져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탈북민 출신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되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탈북자를 위한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적으로 넣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냉전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씨를 선택해 준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 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탈북자에 대한 복지와 안정적인 거주지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복지에서도 다소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미래통합당 태구민 당선인을 뽑은 강남갑 유권자들을 사실상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원인은 "국내 거주 탈북자 수가 약 4만명이며, 매 년 1000명 내외의 탈북자들이 국내로 입국하는 추세"라며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고 썼다. 또 본인의 제안에 대해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분명 반대는 적을 것"이라며 "더불어 현재 중국의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 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시는 것 또한 고려해달라"고 비꼬았다.

    지난 16일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11만3천여명이 동의했다.

    아울러 일부 네티즌들은 강남 지역 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인민이 편한세상', '간나아이파크 또는 에미나이파크', '푸르디요', '내래미안' 등으로 바꾸어 불렀으며 이 일대 지하철역 이름은 '강남력' '력삼력', '론현역', '신론현' 등으로 패러디했다.

    "이자스민 차별과 똑같아" 지적

    태 당선인을 조롱하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소수자의 인권문제"라며 자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첫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 됐던 이자스민 전 의원에 대해서도 혐오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태 당선인에 대해서도 똑같은 차별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태 당선인은 2016년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시절에 한국으로 망명했다. 현 탈북자 중 최고위급 출신이다.  이후 태 당선인은 국정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을 관두고 각종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며 북한 정권의 실체를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태 당선인은 4·15 총선에서 2만표 가까운 압도적 표차로 첫 탈북자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예비후보 등록 서류에서 그가 북한 테러 위협을 피해 태구민으로 개명했음이 확인됐다. 또 18억 6500만 원을 재산 신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