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면 곧바로 추경안 내겠다"면서 "경제기반 해지는 계기"… 文, 앞뒤말 모순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1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1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제일 먼저 준비하고 맞이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국민들이 한마음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4·15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우한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도래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속한 집행을 위해 오늘 예타 면제를 의결하고,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의 기반이 더욱 튼튼해지고 신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지금의 위기는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에서 승자는 변화를 기회로 만들어온 자의 몫이었다"며 "코로나19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전과 다른 세상으로 바꿔놓고 있다. 경제구조와 삶의 방식 등 사회·경제적으로 거대한 변화가 나타나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與 승리' 분위기 힘입어 국정 매진할 듯

    문 대통령의 시선은 '총선 이후'를 향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닥쳐올 경제위기의 파고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에 대한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로 우리 경제는 위기가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2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6%(28억 달러) 감소하는 등 이른바 '우한코로나 쇼크'가 현실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올 1분기 경제동향과 전망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역성장 전망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용위기를 보여주는 실업급여도 지난달 9000억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야당은 이 같은 경제위기가 정권 심판 투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블랙아웃(여론조사 결과 공표 및 보도 금지) 기간 전 실시된 각종 조사 흐름상 총선 결과는 정부여당에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불룸버그 "정치 스캔들 위기였던 文, 코로나가 바꿨다"

    영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우리의 총선과 관련해 문 대통령 측에 불리했던 선거 판세가 우한코로나 사태로 반전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통신은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까지는 경제적 저성장과 정치적 스캔들로 선거 패배의 위기에까지 몰렸다"면서도 "지지율 상승은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계속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선거와 거리를 둬온 문 대통령은 총선 결과가 여권에 유리하게 예측되는 만큼, 우한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 등 각종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다음달 10일 취임 3주년을 맞이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집권 후반기 여러 개혁 등 국정과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와 관련 "방역협력과 경제협력은 동전의 양면이다. 정부는 두 분야 모두 전 세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연대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 G20 화상정상회의에 이어 국제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