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 맞아 노동당 간부에게 줄 선물 가운데 콩기름 5톤 빼돌렸다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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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수입한 콩기름을 대량으로 빼돌린 노동당 간부 3명이 ‘국가반역죄’로 총살을 당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 ▲ 콩기름 앞에 서서 일장연설을 하는 김정은. ⓒ뉴시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송은 “지난 3월 하순 북한 당국은 우한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단둥-신의주 세관을 통해 국가전략물자를 급하게 들여왔는데, 당 간부 3명이 이를 빼돌려 장마당에 팔아넘겼다가 적발돼 국가반역죄로 재판 없이 총살됐다”는 평안북도 무역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전략물자가 북한에 반입된 것은 지난 3월 23일. 10여 대의 트럭과 국제화물열차 편으로 북한에 들어왔다. 국가전략물자라고 불렀지만 내용물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 일명 태양절)을 맞아 당 간부들에게 선물할 식료품이었다.
“물자는 검역과 소독을 거친 뒤 물류창고에 보관했다가 노동당 중앙에서 지정한 여러 지자체로 공급됐는데 이 과정에서 식료품 공장의 한 간부가 물류담당 간부에게 뇌물을 주고 콩기름을 정해진 양보다 5톤을 더 받아 장마당에 팔아넘겼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식료품 공장 간부가 빼돌린 콩기름은 평안북도 장마당에 유통됐다. 그런데 누군가 “이 콩기름이 모두 중국에서 수입한 국가전략물자”라고 당국에 신고했다. 당의 조사에서 물류담당 간부와 물류창고 책임자, 물품 인수자가 공모해 콩기름을 빼돌린 사실이 발각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우한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뒤 신의주 장마당에서는 식량은 물론 설탕, 콩기름 등이 품귀현상을 빚었고 가격도 급등했었다”면서 “그런데 지난 3월 하순 이후 갑자기 중국산 콩기름이 장마당에 풀리고고 가격이 내려가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당국에 잇달아 신고하면서 이번 사건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국가전략물자를 간부들이 빼돌렸다는 조사결과는 김정은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갔다. 김정은은 “우한코로나 사태로 비상시국인 지금 당 중앙이 들여온 긴급 물자에 손을 댔으니 국가반역죄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결국 간부들은 재판도 없이 총살됐다.
한편 한때 북한 돈 1만5000~1만8000원(한화 약 2300~2760원)까지 올랐던 북한 장마당의 콩기름 가격은 현재 1만3000원(1960원) 선으로 안정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중국과의 무역을 정상화시키면 가격이 훨씬 더 내려갈 텐데 국경만 막아놓고 생사람만 잡는다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