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친문이 좌지우지… 진중권 "막대기에 '조국수호' 써서 내보내도 막대기 공천"
  •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의원 페이스북.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의원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해 비판적 발언을 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5총선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조국사태와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 소신발언한 것이 족쇄가 됐다. 반면 '울산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본선행을 확정했다. 정치권에서는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 경선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11개 지역의 7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강서갑에서는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금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정치신인인 강 전 부대변인이 현역을 누르는 이변이 나온 것이다. 강서갑은 '친조국' 인사인 김남국 변호사가 금 의원을 탈락시키겠다며 공천을 신청했다 '조국내전' 논란이 일자 철회한 곳이다. 김 변호사 이전에는 정봉주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과거 '성추행 의혹'이 재조명돼 물러났다.

    금 의원의 경선 탈락은 당에 쓴소리를 많이 해 친문 권리당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다.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금 의원은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라며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강서갑 주민들께 진 빚을 살아가면서 갚겠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에선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이 송행수 전 지역위원장,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이기고 공천받았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미쳤다.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받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전 청장이 공천된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범죄사건의 혐의자에게 공천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하지만 공천을 안 줄 수는 없었을 거다. 이분이 연루된 그 사건이 바로 울산시장선거 개입사건이다. 그 사건이 VIP 관심사업이라 매우 민감할 거다. 괜히 공천탈락시켰다가는 그 입에서 무슨 소리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라고 적었다. 

    이밖에 12일 경선 강원 원주갑에서는 친노 핵심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울 송파갑은 조재희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경기도 용인갑은 오세영 당 정책위 부의장, 경기도 안성에서는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의 이규민 후보, 부산 중구-영도는 김비오 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 부산 금정은 김경지 변호사, 대전 대덕은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충남 천안갑은 문진석 전 충남지사비서실장, 천안갑에서는 이정문 변호사가 경선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