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넷 여론조사 대학생 83.8% '등록금 반환 필요'… 현행법 "전체 한 달 휴업해야 반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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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중국 우한폐렴)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다. ⓒ권창회 기자
“개강이 연기됐고 수업도 당분간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왜 등록금을 똑같이 내야 하죠?”우한코로나로 대학들이 개강을 1~2주 연기한 뒤 원격수업을 통한 재택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등록금 부분 환불’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 상황에서 오프라인 수업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질적으로 일부 학습권을 침해받으면서까지 비싼 등록금을 모두 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달 27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3.8%(1만570명)의 학생이 개강 연기, 원격수업 대체에 따른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대학생 '등록금 부분환불' 요구 봇물… 국민청원까지서울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윤모(무용과 3년·여) 씨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은 알지만, 사이버대학도 아닌데 인강(인터넷강의) 수업을 듣기 위해 비싼 등록금을 전부 내는 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실기수업이 대부분인 학과 특성상 원격으로 재택교육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중앙대 2학년 박모 씨는 “사실상 등교 시점은 4월 초라서 이전까지는 도서관 등 학교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같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학생들의 이 같은 주장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지난 2일 청원이 시작된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 글은 게시 하루 만에 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청원자는 “대학의 등록금 책정방식 기준에는 16주 수업이라는 전제가 포함돼 있어 학생들은 학습권 보장문제로 등록금 일부를 보상받을 권리가 있다”며 “단시간 내 생산될 온라인 강의는 평소 오프라인 강의보다 질적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대학 등록금 부분환불은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부분환불은 ‘월 단위’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3조에는 “대학이 수업을 전 학기 또는 전월 전 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 해당 학기 또는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나 감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결국 이번 휴업조치가 3월 한 달간 휴업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서 등록금 환불은 어렵다는 것이다.등록금 반환 '불가'… 대학들 "개강 추가 연기 없다"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 193개교 중 92.7%(179개교)가 개강을 1~2주 연기했다. 대학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해져 있고, 천재지변 등의 이유로 연간 2주까지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 수업시수는 1학점당 15시간을 지켜야 한다.앞서 교육부는 지난 2일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대학은 집합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 등 재택교육을 실시하라는 원칙을 못박았다. 즉, 대학들의 개강 연기는 2주 안팎이고, 수업시수는 일정부분 원격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이 등록금을 부분환불받을 가능성은 낮다.대학들도 등록금 환불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 추가 연기’는 계획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더라도 개강 추가 연기 없이 재택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으로 최근 대학들과 의견을 모았다. 또한 법정 수업시수를 원격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한 관계자는 “16일 개강 이후 2주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진행된다”며 “온라인 강의를 갑작스럽게 준비 중인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충남권 대학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등록금 동결상태라 대학 재정 등 여건이 여의치 않다”며 “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요구는 수업의 질 저하를 우려해 학습권을 보장받겠다는 것인데, 그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학교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