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사저널 그날' 편성 25일서 3월10일로 연기… 박대출 "이 시국에 '김일성 띄우기'라니"
  • ▲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예고편 영상. ⓒKBS 공식 홈페이지
    ▲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예고편 영상. ⓒKBS 공식 홈페이지
    '우한폐렴(코로나19)'으로 전국이 비상인 상황에 공영방송 KBS가 '6.25 전범' 김일성을 미화하는 다큐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25일 공식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을 통해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할 예정이었던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예고편 영상과 핵심 내용을 공개했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이 다룬 주제는 '김일성'이었다.

    '역사저널 그날'은 "우리에게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초래한 인물로 인식돼 있는 '문제적 인물' 김일성이 평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그날'로 떠나본다"며 "해방과 동시에 찾아왔던 미·소의 분할 점령부터 소련군 진주와 함께 김일성이 북한 지도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김일성이 소련군과 긴밀히 협력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나가는 과정들을 되짚어 본다"고 밝혔다.

    역사적 논란 '보천보 전투' 김일성과 북한 김일성 동일시

    이어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하던 김일성의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된 큰 계기는 바로 '보천보 전투' 덕분이었다"며 "이 전투는 규모는 작았지만, 독립 희망이 사라지던 시기, '조선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희망을 쏘아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김일성의 불확실한 전력을 미화했다.

    이처럼 '보천보 전투'의 김일성과 북한의 김일성을 동일시한 '역사저널 그날'은 "만주에서 빨치산으로 활동하며 항일투쟁을 한 '김일성'과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김일성'은 다른 인물이라는 가짜 설(說)은 김일성이 평양 군중 앞에 처음 등장한 '그날'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김일성에 대한 이미지와 김일성의 실체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이날 배포한 'KBS, 코로나19 위기상황에 김일성 띄우기?'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전국이 비상인데 느닷없이 '김일성 띄우기'"라며 "KBS는 달나라에 살고 있나"라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공영방송 KBS는 상시 특보체제를 가동해도 부족할 상황에 김일성 미화방송을 편성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경악스럽다. 김일성을 왜 재평가하나. 영웅 만들고 싶나. 아무리 '정권 도우미'를 하고 싶어도 국가 재난상황에서는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이 누구인가. 대한민국 주적이자 현재의 북한 세습체계를 시작한 원흉이며 6·25 남침전쟁 주범"이라고 지적한 박 의원은 "김일성 남침으로 우리군 60만여명, 민간인 99만여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하고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민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정작 국민의 마음을 못 읽고 있다"며 "'김일성 재평가' 같은 한가한 소리 대신 '차이나 바이러스' 특보나 제대로 취재하고 보도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KBS, 돌연 '김일성 다큐' 방영 연기… "신종코로나 때문에"

    한편 KBS 1TV는 이날 오전까지 '역사저널 그날'을 방영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긴급진단 코로나19 초비상 확산방지 총력전'을 해당 시간에 방영하는 것으로 편성 계획을 바꿨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원래 오늘 '역사저널 그날'을 방송하려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재난방송으로 대체 편성됐다"며 "다음 주에도 공사창립 특집 다큐멘터리가 해당 시간에 방영될 예정이라 '역사저널 그날 - 김일성, 평양 군중 앞에 서다' 편은 3월 10일 방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KBS가 김일성 띄우기를 단순히 연기하는 것이라면 가당치 않다"며 "나중에 은근슬쩍 끼워넣는 꼼수를 부린다면 더 큰 국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노동조합 관계자는 "KBS가 코로나 재난방송을 하기 위해 김일성 미화 방송을 결방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며 "시청자들은 김일성 재평가보다 창궐한 중국발 코로나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사측은 부디 재난방송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