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배넌 유튜브 방송서…“환자 2억5000만, 음식·물도 없이 격리상태” 주장
  • ▲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궈원구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궈원구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 유명해진 중국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지난 며칠 사이 국내에서도 주목받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때문이다.

    궈원구이가 지난 7일 스티브 배넌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워룸’에 출연한 내용을 저장한 것이다. 원본 영상에는 영어 자막이 붙었다.

    배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다. ‘대안우파’를 만들어낸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궈원구이는 정취안홀딩스라는 투자회사의 최대주주로, 중국 최고위층과 밀접한 관계였다. 그러다 2013년 12월 중국 당국의 협박을 받고 해외로 도피했다. 몇 년 간의 도피 끝에 2015년 미국에 망명했다. 한때는 재산이 155억 위안(약 2조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궈원구이 “우한폐렴 사망자 5만, 확진자 150만, 격리 2억5000만”

    방송에서 궈원구이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제 정보통들이 알려준 사실”이라며 “지금 중국의 현실은 사망자 최소 5만 명, 확진자 150만 명, 의심증상으로 격리된 사람이 2억5000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한시 화장터 상황,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일일 사망자 증가율, 우한시의 병상 수와 환자 수 등을 설명하며 “중국이 진실을 숨긴다”고 강조했다.

    궈원구이는 “우한시 49곳의 화장터에서 지난 17일 동안 매일 1200여 구의 시신을 화장했다”면서 “사망자 수백 명, 확진환자 몇 만이라는 것은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산술 계산으로도 사망자가 2만 명이 넘는다는 주장이다. “이뿐 아니라 여러 정보를 취합하면 사망자는 최소 5만 명”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 지난 6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게시물의 그래프 중 하나. 중국 당국이 사망자와 확진자 수를 발표할 때 2차 함수를 참고하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붙었다. ⓒ스누라이프 화면캡쳐.
    ▲ 지난 6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게시물의 그래프 중 하나. 중국 당국이 사망자와 확진자 수를 발표할 때 2차 함수를 참고하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붙었다. ⓒ스누라이프 화면캡쳐.
    우한시 병상 수도 의혹의 대상이다. 현재 우한시의 모든 병원은 환자로 가득 찼다는 사실이 유튜브와 SNS,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스티브 배넌은 “우한시가 병상 부족을 이유로 중앙정부에 ‘시내의 컨벤션센터 11곳을 임시 수용시설로 바꾸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한시의 병상 수는 53만 개였다”고 궈원구이는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우한폐렴이 확산하자 열흘 만에 병원을 짓는 등 4만6000개의 병상을 추가로 설치했고 앞으로 15만 개의 병상을 더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궈원구이 말 대로면 현재 우한시의 병상 수는 60만 개가 넘는다. “중국 당국은 격리된 확진환자가 4만 몇 천 명이라고 하는데, 왜 60만 개가 넘는 병상이 꽉 찼느냐”며 “이런 점을 밝혀내야 한다”고 궈원구이는 목소리를 높였다.

    “1월30일부터 닷새 동안 사망자 2.1%씩 증가…바이러스가 그랬을까”

    지난 1월30일부터 2월3일까지의 사망자 증가율도 의심을 샀다. 궈원구이는 “사망자는 1월30일 170명, 31일 213명, 2월1일 259명, 2일 304명, 3일 361명이었다”면서 “전염병이 어떻게 매일 2.1%에 맞춰 사람을 죽이느냐”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6일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중국이 발표하는 사망자·확진자  증가율이 2차함수 추세선과 거의 일치한다”며 그래프로 나타낸 글이 올라왔다.

    궈원구이는 이어 중국 당국이 마련한 격리시설은 “화장터로 향하기를 기다리는 곳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격리시설이라는 곳을 봤느냐? 의료진도 없고, 산소호흡기 등 진료장비도 없다. 아픈 환자들이 음식도, 물도, 휴대전화도 없이 문도 열지 못하는 작은 방에 갇혀 지내야 한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간다”며 “그들은 여기서 화장터로 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들이 죽기를 바라며 방치한다”는 것이 궈원구이의 전언이다. 

    그는 “게다가 지금 2억5000만명의 중국인이 음식도, 물도 없이 격리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8일 76개 도시를 봉쇄했다. 봉쇄된 지역에서는 함부로 외출할 수 없다.
  • “중국 공산당, 인민의 영웅 나타나는 것 싫어해”

    그는 “시진핑은 살인마”라고 비판했다. 궈원구이는 “지금은 중국정치와 관련해 말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중국이 덮으려는 진실은 시진핑이 살인마이고, 그 자체가 중국의 문제라는 점”이라고 맹비난했다.

    배넌이 “그렇다면 미국사람들이 우한 시민이나 허베이 주민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느냐”고 묻자 궈원구이는 “미국인들이 중국에 의료장비와 성금을 보내도 우한시의 환자나 의료진은 도움을 못 받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인이 중국인을 직접 돕는 일은 현재 중국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중국은 미국인이 중국 인민의 영웅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중국은 현재의 영웅은 물론 미래의 영웅까지 죽인다”고 강조했다.

    이 영상은 국내 우파 유튜버들이 한글 자막을 달아 소개하면서 SNS 등에도 널리 퍼졌다. 배넌의 유튜브 채널 조회 수는 13만 3000회, 한글자막판 조회 수는 23만 회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