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10일 선별진료소서 만난 文에 "선제적 대응"… '지지도 올리기' 안간힘에도 지지율 2.7%
  • ▲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감염병 대처도 다르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우한 폐렴 대처에 대해 자화자찬했다. ⓒ페이스북 캡쳐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감염병 대처도 다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박 시장은 이 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며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활발한 대외 행보에도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눈에 띄지 않는' 박 시장이 허위사실을 퍼뜨리며 국민 불안감까지 '지지도 끌어올리기'에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차기 대통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7%를 얻는 데 그쳤다.

    박원순 "메르스 때 朴정부 무능… 文정부와 비교 안 돼"

    글에서 박 시장은 "5일 서울 성동구 선별진료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2015년) 메르스 때 경험과 학습효과가 있어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과거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고 썼다.

    메르스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무능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던 사실, 메르스로 감염된 병원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사실, 늑장대처로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사망자를 키웠으면서도 당시 황교안 총리는 '초동단계에서 한두 명의 환자가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무능한 정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정보가, 늑장대처가 감염병 대응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시련과 고통을 주는지 절감했다"고 적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우한폐렴 대응과 관련해서는 이전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5년 만에 닥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직면했을 때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정부와 지자체는 첫 확진자 발생 순간부터 신속하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며 "서울시가 보기에 부족한 것을 중앙정부에 즉각 요청하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박 시장의 '자화자찬'에 "불안에 떨고 있는 현실을 현 정부에 대한 칭찬으로 덮으려고만 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답게 굴어라" 비난여론 쇄도… 한국당 "허위사실 유포 사과하라"

    한 네티즌은 "당시 서울시장 했으면 예방대책은 자기가 해야지 무능 비판만 하면 뭐하나? 남 탓 그만하라"(아포***)고 나무랐다. 다른 네티즌은 "메르스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응능력이 향상한 걸 모르나? 제발 비교는 그만해라 차라리 경제를 비교하지"라며 "좀 서울시장답게 굴어라"(jo**)라고 꼬집었다.

    "메르스 때는 중동의 먼 나라 이야기였어. 오히려 병원 내 감염이 거의 전부였으니까 메르스 때 매뉴얼도 만들었고. 오히려 당신네가 자화자찬할 때 국민들은 마스크 하나 더 사려고 난리다"(rd****)"라는 글도 올라왔다.
  • ▲ 박원순 시장의 자화자찬에 대해 시민들은
    ▲ 박원순 시장의 자화자찬에 대해 시민들은 "서울시장답게 굴어라"라며 "자화자찬할 때 국민들은 마스크 하나 더 사려고 난리"라고 지적했다. ⓒ권창회 기자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메르스 때엔 어땠는데 지금은 우리가 더 잘하지? 이러는 건 정말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이라며 "오죽 자랑할 업적이 없으면 5년 전과 비교해 우리가 더 잘한다고 떠들고 있나"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전과 비교해 대응을 잘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한폐렴 때문에 중국이 봉쇄됐고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데 우리 경제 후폭풍으로 몰려올 것이 3~4월인데 그걸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며 "박 시장이 때 아닌 정쟁몰이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재난상황마저 이용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까지 퍼뜨리며 이토록 정쟁에 매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대체 언제까지 과거 정부를 운운하며 시계를 되돌릴 텐가, 얼마나 정권에 잘 보여 일등공신이 되고 싶은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정작 본인은 편가르기를 하는 박 시장의 위선과, 국민의 불안감은 아랑곳 없었던 박 시장의 아부야말로 정치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총선에 눈 돌릴 생각 말고 제발 서울시민들 돌보는 일에나 힘쓰라"고 꼬집었다.

    박원순, 차기 대통령 지지도 '2.7%'… 이재명 지사에도 뒤쳐져

    박 시장이 시민과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11일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이 발표한 대권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현직인 박 시장은 트위터와 유튜브 방송 출연 등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지만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1위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32.2%)로 박 시장과는 거의 30%p에 육박하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박 시장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