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 안철수 後 유승민' 한국당 영입전략에… 말 아끼는 유승민

자유한국당이 보수대통합의 최우선순위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으로 설정하고 물밑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 대신 안 전 의원과 먼저 논의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TV조선에 따르면, 한국당의 핵심관계자는 "경제인 출신인 안 전 대표는 현 정부의 폐혜를 잘 안다"며 "통합 논의 진행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도 "황 대표가 유승민 의원보다 안 전 대표를 더 원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 취약한 중도진영과 수도권·젊은층의 지분을 가진 안 전 대표와 통합을 이뤄내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소속 A의원은 "안철수의 이념적 지표가 좌파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한 번 같은 당에 있어 봤으니 그들이 얼마나 권력에 집착하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인지 보지 않았겠나. 대화가 통하고 서로 절충점을 찾아 나간다면 통합의 좋은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소속 김중로·김삼화·김수민 의원 등과도 직접 접촉했다.

당초 협상이 급물살을 탈 듯하던 유승민 의원과 통합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유 의원이 피아 식별 없이 우리에게 비판을 너무 많이 한다"며 "3대 원칙이라는 통합 조건을 걸면서 자신들은 개혁보수이고 한국당을 적폐 수구로 규정하는 프레임을 씌워버려 이에 대한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기로 한 7명의 의원과 함께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유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후 한국당이 주도하는 보수대통합에 대해 "새보수당 창당이 이틀 앞으로 다가와 모든 시간을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새로운보수당은 오는 5일 창당대회를 열고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범보수 재야세력은 황 대표에게 당 해체 후 새로운 간판에서 모이는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