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文 '모두발언' 중간에 끊어… 중국은 외교부 차원에서 '文 의도' 왜곡
  • ▲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 측 관계자 때문에 소란스러워지자 놀라 고개를 드는 문재인 대통령. ⓒYTN 관련보도 영상캡쳐.
    ▲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 측 관계자 때문에 소란스러워지자 놀라 고개를 드는 문재인 대통령. ⓒYTN 관련보도 영상캡쳐.
    지난 23일 중국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한일 정상회담 중 일본 측 실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중간에 끊는 일이 발생했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보도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일본 측에는 “강한 유감”을 표한 반면 중국에는 “적절한 때에 대통령 발언 의도를 다시 설명할 것”이라며 이중적 태도를 드러냈다.

    외교부는 지난 26일 출입기자들에게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관계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끊어 외교적 결례를 범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며 “일본 측은 ‘의도적·계획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일차적으로 해명했고, 추가로 이야기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文 'A4' 들고 읽으며 모두발언... "기자들 나가달라" 일본이 말 끊어

    외교부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 사건은 지난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 일어났다. 당시 문 대통령이 손에 든 A4용지를 읽으며 모두발언을 하는데 갑자기 일본 측 관계자가 “이제 기자들은 나가 달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웅성거리자 놀란 문 대통령이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 모습과, 참모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한일 양국의 취재 카메라에 잡혔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잠시 중단됐다. 이에 외교부가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을 표한 것이다.
  •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외교부는 “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홍콩·신장위구르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중국에는 유감을 표시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23일 한중 정상회담을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이 홍콩 문제와 신장위구르 문제는 모두 중국 내정으로 여겼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그렇게 말했다”면서 “이 표현은 사실에 부합하고 그(문 대통령)는 기본적인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주장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말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엔 저자세... “적절한 시점에 우리 입장 전달할 것”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기자들에게 “시 주석의 관련 언급이 있었고, 우리 대통령은 잘 들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우리 입장을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외교적 결례’는 한국의 대외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문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를 중국 내정으로 인정한다는 주장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인권유린과 독재를 옹호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중국 측에 “강한 유감”을 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