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부족 보완수사하라" 검찰 지휘 무시… 김기현 지지율 37.2% → 22.5% 수직 추락
  •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순식간에 반토막났다. 줄곧 앞서가던 김 전 시장은 이 후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선거에서 낙선했다. ⓒ뉴데일리DB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순식간에 반토막났다. 줄곧 앞서가던 김 전 시장은 이 후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선거에서 낙선했다. ⓒ뉴데일리DB
    "검찰에 송치하였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울산지방경찰청의 의견서 기재 피의사실과 그 각 피의사실이 유죄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박기성 씨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에 적시된 내용이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김 전 시장의 핵심참모인 박씨가 2017년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업체를 밀어넣도록 강요했다는 첩보로 시작됐다. 경찰은 2018년 3월16일 선거를 불과 세 달 앞둔 시점에 박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날은 김 전 시장의 한국당 공천이 확정돼 울산시장 재선 도전에 나선 날이기도 하다. 경찰은 같은 해 5월11일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다.

    "경찰, 보완수사도 없이… 선거 한 달 앞두고 기소 의견 송치"

    검찰은 2019년 3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이 사건의 불기소 결정문에서 "울산지방경찰청은 검사가 소명부족을 이유로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였음에도, 소명부족 부분에 대해 보완수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6·13지방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둔 2018년 5월11일 울산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피의자들을 모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였다"고 적시했다.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무시한 채 검찰 측에 무리하게 기소 의견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경찰의 무리한 수사와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울산시장선거 구도는 요동쳤다. 2018년 3월16일, 박씨의 사무실 압수수색 이전만 해도 김 전 시장의 지지율은 상대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지지율을 압도했다. 

    2017년 12월29일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 김 전 시장은 31%, 송 시장은 15.1%의 지지율로 거의 2배 차이로 김 전 시장이 앞서가던 상황. 이듬해 2월5일 발표한 UBC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김 전 시장이 37.2%, 송 시장이 21.6%로 나타났다. 김 전시장은 무려 15%가량 송 시장을 앞서갔다. 

    경찰 압수수색 후... 송철호 지지율 21.6% → 42.1% 급등 

    하지만 경찰이 2018년 3월 박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판세는 급격하게 달라졌다. 압수수색 한 달 후인 2018년 4월18일 발표된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송 시장은 41.6%의 지지율로 29.1%의 지지율을 보인 김 전 시장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같은 해 5월 경찰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사는 소명부족으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지만, 구속영장 청구 당일 발표됐던 MBC 여론조사에서 김 전 시장의 지지율은 송 시장의 절반에 불과한 22.5%로 급락했다. 

    김 전 시장은 선거 종료 때까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분전했으나, 선거에서 결국 40.0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2.88%를 기록한 송 시장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