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책 변경·선거 연관성 등 수사… '송병기 업무수첩'엔 靑-송철호 측 공약 논의 정황 담겨
  • ▲ '청와대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오전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정상윤 기자
    ▲ '청와대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오전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정상윤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청와대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송철호(70) 울산시장의 공약 등을 지원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송 시장은 문재인(66) 대통령의 '30년 친구'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0일 오전 기재부 재정관리국, KDI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전후해 울산지역과 관련한 정부의 사업계획 검토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청와대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정책 변경 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선거 직전 '김기현 공약' 무산… 선거 이후 '송철호 공약' 추진

    선거 당시 송 시장은 공공병원 건립을, 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한 김기현(60) 전 울산시장은 산업재해 특화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선거 직전인 지난해 5월28일, 산재모(母)병원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예타)조사 결과를 근거로 불합격 발표했다. 김 전 시장 공약이 무산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선거 이후 송 시장 공약이었던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정부가 추진한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지난 1월 예타면제사업으로 선정됐다. KDI는 지난 3월 이에 대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시작, 지난 11월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이 같은 정부 정책 변경이 지난해 울산시장선거와 관련이 있는지, 정책결정과정 등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이 정부의 예타 검토 결과를 알았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송 시장의 공약 지원과 김 전 시장의 공약 무산 등에 대해선 검찰이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일지에도 나와 있다. 해당 업무일지에는 '송철호 캠프 측이 2017년 10월부터 청와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산재모병원과 공공병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6일 울산시청 송 부시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송병기 업무수첩에 靑 개입 정황… 송병기 4차 소환조사

    김 전 시장도 청와대가 송 시장 공약 추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이날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내용을 확인했다"며 "여기에 청와대가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추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와 송 시장 측이 산재모병원 건립에 대해 논의한 정황도 있었다고도 전했다.

    한편 검찰이 기재부 등을 압수수색한 이날, 송 부시장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6, 7, 17일에 이어 네 번째 소환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