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자간담회서 “미국 무기구매는 고려 대상,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논외”
  • ▲ 지난 18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수석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8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수석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측에 요구한 분담금은 50억 달러(한화 5조 8000억원)가 아니다”라고 밝혀, 향후 협상은 일각에서의 예상만큼 험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 소식은 SMA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에게서 나왔다. 드하트 대표는 18일 한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 센터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드하트 대표는 “한국 언론이 보도하는 (분담금) 수치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은 50억 달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50억 달러가 아니라는 말이냐”는 질문에 드하트 대표는 거듭 “그렇다”며 “우리는 계속 조정해 왔고 절충해 왔다”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한미)가 합의하게 될 숫자는 처음 (미국의) 제안과 매우 다를 것이며, 현재 한국 측으로부터 듣는 것과도 다를 것”이라며 “그 숫자(50억 달러)는 이번 협상에서 우리 입장을 반영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드하트 대표는 또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우리 입장을 알리기보다는 한국 측 입장을 듣는데 주력했다”고 강조하고, “(미국의 입장은) 한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민주적·경제적으로 발전한 만큼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게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무기 구매비용은 고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무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따르면, 드하트 대표는 “한국은 상당한 규모의 미국 무기를 구매한다”며 “이는 협상에서 중요한 고려(important consideration) 요소”라고 밝혔다. “미국 납세자들이 한국을 방어하는데 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한 드하트 대표는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은 “분담금 협상에서 논의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는 미군 순환 배치 및 임시 배치, 이들에 대한 적절한 훈련과 무장, 운송도 포함되는데 현재 협정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이는 한국군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주한미군도) 매우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측 분담금에 미군 순환배치 비용도 포함시킬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18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위한 2019년 마지막 협상이 끝났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양측은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도 많은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의 차기 협상은 내년 1월 중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