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계천 복원은 불가능”주민들 싸늘… 지난달엔 '삼양동 30억 엘리베이터' 사업 무산
  • ▲ 강북 '옥탑방살이' 한 달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가 주민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강북 '옥탑방살이' 한 달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가 주민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강남과 강북의 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내걸었던 ‘옥탑공약’이 ‘탁상공약’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박 시장은 지난해 22일부터 한 달간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단독주택 옥탑방 거주를 끝낸 뒤 ‘옥탑공약’을 쏟아냈다. 이 중 하나인 ‘빨래골(화계천) 복개하천 복원사업’은 충분한 사업타당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만 앞세웠다며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빨래골의 복개구조물을 제거하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지역은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삼양로77가길부터 삼양로 305번지 일대다. 하지만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차량 통행 불편과 침수 우려 등을 우려한 주민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주거밀집구역에 하천 복원?… 통행 불편, 하천 범람 등 문제 많아

    강북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25일 본지와 통화에서 “화계천 복원사업은 불가능”이라고 단언하며 “복원 후 범람 및 저지대 침수 같은 문제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검토 결과 이 지역은 주거밀집구역으로 하천을 복원할 시 대체도로 확보가 어렵다”며 “도로 폭이 5m 내외로 복원 시 차량통행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며, 사유지 주차장 진출입 불가 등 통행 불편 우려도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또 “하천이 복원되면 해당 구간에 접한 건물 48채 중 31채(65%)에 차량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건물 19채는 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가뜩이나 열악한 주차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북구 조사 결과 하천복원사업 대상 구역은 현재 총 122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지만, 하천을 복원할 경우 주차공간이 56대 분량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강북구 수유동에 거주하는 김모(남·56) 씨는 “안 그래도 좁은 곳이라 차 대기가 불편한데 하천 복원한다고 도로를 좁히면 주차문제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옥탑방에 한 달 살아서 내놓은 결과물이 이것뿐이라면 정말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사업에 ‘싸늘한 시민들’… “터무니없는 일만 벌인다”

    박 시장이 지난해 한 달간의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청산하면서 내놓은 정책은 빨래골 하천복원사업을 비롯해 모두 67개에 이른다. 서울시 자치행정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28개 사업이 완료됐다. 아직 절반에 가까운 ‘박원순표’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0월 시는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르막이 심한 강북구 삼양동 미양초등학교 인근에 20인승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착공 전인 지난 7월부터 미양초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이 반대해 설치가 무산됐다. 현재 경사형 엘리베이터 사업은 지역주민 반대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사업 재개 시점도 불명확한 상태다.

    미양초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다”며 “또 오르막이 심하다는 이유로 30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지역주민들에게도 호응과 공감을 얻지 못하는 하나마나 한 사업들”이라며 “터무니없는 일들만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