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안 해결위해 양국 조치 동시에 발표"... 일본 "타이밍 우연히 맞았을 뿐이다"
  • ▲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여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여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22일 청와대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를 유예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파국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그간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선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이날 종료 유예 발표를 한 김유근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한일 간 수출 관리 대화가 정상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대 품목 수출규제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수출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유지하면서 일본과 협상을 계속해보겠단 뜻이다. 

    김유근 차장은 또 "한일 양국 정부는 최근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각각 자국이 취할 조치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며 일본 측과 교감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 경제산업성의 이이다 요이치 무역관리부장은 오후 6시 한국 측의 브리핑이 시작되고 10분이 지난 6시 10분부터 기자회견을 갖고 "한일 양국은 수출관리정책(수출규제)과 관련해 향후 국장급 정책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서로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 ▲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국 간부가 22일 한국과의 경제정책 협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日NHK 중계화면 캡처
    ▲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국 간부가 22일 한국과의 경제정책 협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日NHK 중계화면 캡처
    문제는 한일 양국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날 이이다 부장은 "한국 측에서 (수출규제 문제에 관해) WTO 제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통보했고, 이는 한국 측이 현재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봤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조치는 수출관리당국이 결정한 사안으로 한일 지소미아 종료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이이다 부장은 또 한국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발표한 시각과 거의 같은 시간에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도 "타이밍이 우연히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유근 차장 역시 이날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란 표현을 쓰며 '뒷맛'을 남겼다. 김 차장은 "한일 간 수출관리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하였다"고 했다. 만일 한일간 대화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지소미아를 종료할 수 있다고도 해석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