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임의의 장소·시간에 만나자"… 김영철 “한미 훈련 안 하는 것으로 이해하겠다”
-
북한이 14일 미국과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국무부는 “대통령에게는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합의를 진전시킬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 ▲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이야기하는 김명길 당시 베트남 주재 대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길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한다면 대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회담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그러나 “미북 대화와 관련해 제기할 문제나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협상 상대인 나와 직접 연락할 생각을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미북관계에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놓고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미국에 대한 회의감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 미국이 먼저 북한의 요구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정세변화에 따라 순식간에 휴지장이 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미북 간) 연락사무소 개설 같은 부차적인 문제로는 협상할 수가 없다”면서 “북한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가로막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김영철은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언급한 뒤 “미북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영철 "에스퍼 장관 발언, 한미 연합훈련 중단으로 이해"
김영철은 이어 “나는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면서,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미국은 한국과의 연합훈련에서 빠지거나 연습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만일 이것이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적대적 도발이 끝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부득불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위협도 덧붙였다.
북한 측의 담화에 미 국무부도 화답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변화된 관계, 즉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 지속적인 평화체제 구축 노력,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를 진전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내 언론과 북한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의 발표를 놓고 “미북 대화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