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기준 모호한 ‘보수 통합’이 성사된다면...총선에서 자유애국진영의 승리는 물 건너갈 밖에“부역자·비겁자·퇴물들을 뿌리 채 뽑아내라!”
  • 李 竹 / 時事論評家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요즘 들어서 너무도 가볍게 그 선각자(先覺者)의 사자후(獅子吼)를 흉내 낸다. 현재 이 나라의 위기를 탄(歎)하며, 애국(愛國)을 토(吐)하며...

      그 시절을 되돌아 보건대, 아무리 이 민족과 이 나라가 바람 앞에 등불 처지였다고 해도, 아무런 기준이나 가치에 근거하지 않고 무조건 한 덩어리가 되자며 주먹을 불끈 쥔 건 아니었을 게다.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또한 반공(反共)의 성전(聖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뿜어낸 외침이었다. 하지만 빨갱이는 물론이거니와 사기꾼·도둑·양아치·모리배·사이비·변절자, 특히 기회주의자들까지 한 덩어리가 되자는 건 분명 아니었지 싶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났다.

      이 나라의 현실은 그때 그 시절만큼이나 어렵다. 이 나라 ‘국민’(國民) 누구도 이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지 않게 됐다. 지금은 성(聖)스런 어머니 품에서 병간호를 받고 있는 그 여인네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며 손가락질을 한다. 
      물론 그 여인네가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는 없지만, ‘촛불’로 미화(美化)된 ‘폭민정치’(暴民政治)와 사이비 또는 억지춘향의 ‘민주적 절차’에 의해 자유민주헌정이 중단·파괴된 건 주지의 사실 아닌가. 그리고 거기에는 여러 부류의 무리들이 직·간접으로,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참여·개입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그 시간 속에서 자유민주헌정 회복(回復)을 위한 처절한 투쟁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광장과 거리를 오가며 무기(武器)라곤 태극기뿐인 많은 ‘국민’들이 저항과 분노를 쌓아왔다. 승기(勝機)를 잡았다고 자신하기엔 아직 섣부르지만, 근래에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걸 바탕으로 자유민주헌정 회복의 전기(轉機)를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고 평가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이 나라에서는 반역세력(叛逆勢力)이 자유민주헌정 중단을 합리화하기 위한 만큼의 ‘형식적 민주주의’만이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형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때문에 선거가 중요하며, 내년 ‘총선’(總選)에서 자유애국진영이 기필코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그것이 최종의 승리는 아니라 할지라도 새로운 투쟁을 향한 커다란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그런지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에 편승하여...

      “지금은 모든 걸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라며, “총선 승리를 위한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거론하면서, ‘탄핵 찬반 불문’과 ‘보수 가치 재정립’ 그리고 ‘제3지대 통합 정당 수립’ 등등을 그럴듯하게 설파하고 있다. 이른바 ‘반문’(反文)을 기치로 ‘빅 텐트’를 치자는 노랫소리들이 ‘섹소폰’ 연주에 맞춰 드높아지는 형국이란다. 
      이에 대해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등을 짖어대며 맞장구를 치는 세력들도 활갯짓을 시작했단다. 누군가는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고 내뱉기도 했다고. 그러나...

      저들이 목이 메도록 부르짖는 ‘빅 텐트’에 마냥 박수나 치면서 놀아날 수 없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다질 않는가. 그 건 결코 이김의 방편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심지어 회복 불능의 패착(敗着)이 될 확률이 높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왜냐고?

      우선 그 천막 밑에 모일 분(糞)들을 단순하게, 아니 그저 현 상황에 비춰 상식적으로 예측해 보자. 그 섹소폰 연주에 맞춰 열심히 떼창을 해대는 면면(面面)은 이러하지 않은가.

      지난 시절 ‘탄핵’, 즉 이 나라 자유민주헌정 중단·파괴에 악착스레·악질적으로 부역(附逆)을 했던 분(糞)들은 거의 전부라고들 한다.
      ‘무별부’[무대라는 별명을 가진 부역자]와 ‘달배오’[달구벌의 배신자 오야붕]을 필두로 하여 장·권·하·김 등등 성씨를 가진 두꺼운 낯짝의 나랏개들이 있다. 

      다음은 ‘박’(朴)자 타령만 하다가 결국에는 꼬랑지를 내리고 “나는 적폐(積弊)가 아니다”면서 정치적 목숨을 연명하기에 급급했던 일군의 비겁자들이다. 일일이 거명할 필요도 없지만, 눈치를 보며 주판알을 굴리는 중인 듯하다. 

      저들 두 부류의 통합에 대해 “불의(不義)한 자들의 야합”이라고 외치는 ‘우공선사’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해서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다. 그 ‘탄핵’으로 가슴에 상처 입은 순박한 태극기들을 주말마다 불러다 놓고 ‘대장놀이’나 내심 즐기면서 저들에게 돌을 던진다? 높은 단상과 오픈카에서 내려와 낮은 자세로 한 소리 짖어야만 그나마 “야합” 주장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텐데... 

      또 하나의 부류가 있다.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경력과 성향이 위에 열거한 분(糞)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들도 ‘보수 우파’라고 한다. 누구보다 힘차게 계속해서 “자유민주주의”와 “반문”(反文)을 부르짖었노라고 나댄다. 이미 한 물 갔음에도...
      그 중에는 섹소폰 연주자인 ‘세불당’[세모라 불린 당대표]에게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불라”고 날 선 덕담(德談)을 날린 분(糞)이 대표적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자기 자신이 이미 흘러간 물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재기(再起)를 위해 말품을 줄기차게 팔고 다닌다. ‘깐모검’[깐죽이가 된 모래시계 검사]이라고들 부른다. 
      이렇듯 꼰대는 결코 아니라고 강변하는 ‘퇴물’(退物)들도 “아! 옛날이여”의 구호와 함께 군침을 흘리며 ‘빅 텐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단다. 그렇다면...

      세 부류의 면면들이 천막 속에 들어가서 총선(總選)을 향해 앞으로 벌릴 짓거리들을 상상해보라. 너무나 눈에 선하지 않은가. 여하튼 “반문”(反文)은 계속 짖어댈 것이다. 명분이야 그 것 뿐일 테니...

      ‘젊고 참신한’ 인재(人材)의 발탁? 이른바 ‘인적 쇄신’(人的 刷新)은 꿈속에서나 가능할지 모른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온전히 내려놓을 거라고? 그야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놀래 웃을 일’이지 싶다. 
      그 ‘빅 텐트’에 모인 순간, 저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젊은 얼굴들이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입구 꽉 틀어막아버리기? 그리고 난 연후에 서로 치고받다가...

      내년 사쿠라가 피는 계절이 오면 마을 어귀에 붙을 선거 벽보(壁報)에, 집집마다 배달될 선거공보(選擧公報)에 두꺼운 낯짝을 올릴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선택을!”이라고 크게 짖어대면서... 
      언론은 연일 그 부역자(附逆者), 비겁자, 퇴물(退物)들을 흥미롭게 보도할 테고. 

      이 나라에 사는 ‘인민’(人民)들은 드디어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전성기가 남녘에도 펼쳐질 수 있게 될 거라며 터지는 함박웃음을 참으면서 킥킥거릴 것이다.
      잇단 국정(國政) 삽질과 ‘가족 사기단’(家族 詐欺團)의 활약 등에 힘입어 개돼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백성’(百姓)들은 어리둥절하며 수군거릴 것이다. “저래도 되나?”

      반면에, 이 나라 ‘국민’(國民)들 중 상당수는 분노의 가래침 뱉을 자리를 찾으러 방황할지도 모른다. 절망과 회한의 눈물을 가슴 속으로 흘리며... 

      그렇다. 자유애국진영의 대패(大敗)·완패(完敗)의 길이 신작로마냥 열리게 될 것 같은 느낌이 팍 온다. 그래서...

      거듭 절망하기 싫은, ‘술 푸게’ 만드는 시절을 이젠 끝내고 싶은 ‘국민’들은 이런 한숨 섞인 넋두리를 주어 섬긴다. 얼마 전 ‘북악(北岳)산장’ 대문 앞에서 머리카락을 바리캉으로 밀어버렸던 ‘세불당’의 결기에 한 가닥 기대를 얹으며...

      “지금은 원칙과 기준이 모호한 ‘보수 통합’이나 ‘빅 텐트’를 떠벌릴 때가 아니다. 당신 머리칼을 밀어버렸듯이 부역자·비겁자·퇴물들부터 벌초(伐草)해야, 아니 뿌리 채 뽑아내야 한다. 그걸 결심할 수 없으면, 실천하지 못 하겠다면 총선 후가 아니라 지금부터도 섹소폰 연주, 그 길로나 쭉 가시라!”고. 여기에 개인적으로 몇 마디 더 보탠다.

      고인 물, 썩은 물, 흘러간 물로는 역사의 물레방아를 결코 돌릴 수 없다. 자연의 법칙과 인간사의 상식이 건재하는 한... 

      또 하나 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건국 대통령의 사자후(獅子吼)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라고...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