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대노조 7일 '처우개선 약속 이행' 촉구… "복지예산 12조인데 돌봄노동자 예산 8억 편성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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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가 7일 오후 서울특별시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약속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조합 소속 장애인활동지원사 및 아이돌보미 등 돌봄노동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정상윤 기자
“박원순 시장은 약속을 지켜라!” “눈이 있고 귀가 있고 입이 있으면 대답하라!”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이하 노동조합)가 7일 오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약속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조합 소속 장애인활동지원사 및 아이돌보미 등 돌봄노동자 10여 명이 참석했다.돌봄노동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돕기 위한 장애인활동지원사와 직장 일로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보는 아이돌보미 등을 말한다.노조, 박원순 향해 "건강검진 등 의무화해 놓고 지원은 제로"이들은 “(시는) 교통비와 식비 등도 지급받지 못하는 돌봄노동자에게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등을 의무화해 놓고 지원은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활동지원사나 아이돌보미가 독감 등의 질환에 걸려 일하지 못하게 되면 누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이냐. 결국 시의 무관심으로 복지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강광철 장애인활동지원사 서경지회장은 “시는 우리의 요구에 따라 돌봄노동자들에게 건강검진비·예방접종비 등을 1인당 3만~5만원가량 지급하는 예산을 편성키로 했었다”며 “그러나 약속과 달리 2020년도 예산안에 반영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최종결정권자인 박원순 시장에게 직접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참석자들은 "박원순은 책임지고 해결하라" "노동존중 서울시의 실체를 보여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 시장에게 신의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이어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 △아이돌봄노동자에게 건강검진비·예방접종비 지급 △장애인활동지원사에게 건강검진비 지급 등을 요구했다.노동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년 서울시 복지예산안은 12조원이나 증액됐는데 돌봄노동자와 이용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처우개선비는 하나도 편성되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약속한 건강검진비와 예방접종비 등 8억원은 행복한 아이와 장애인,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또 "서울시에는 장애인 자립지원 5개년 계획이 있다"며 "이 계획에는 활동지원 서비스 강화에 대한 이야기는 없으나 정작 서비스를 담당하는 돌봄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이야기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는 내년 예산 가운데 임신·출산·보육에 2조2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돌봄노동자들에게 약속했던 예산 8억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분개했다.“노숙시위로 약속받았는데…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노동조합 측은 "50~60대 노동자들은 역대 가을 태풍 5위라는 링링이 닥쳐올 때도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노숙시위를 이어나가 시로부터 결국 약속을 받아냈다"며 "13년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에 머물렀기에 시의 처우개선 약속이 반갑고 고마웠다. 하지만 서울시는 예산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의 기대와 고마움은 상실감과 분노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돌봄 서비스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처우는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은 이미 우리에게 한 약속을 꼭 지키라"고 촉구했다.서울시의 탁상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성자 아이돌봄 교사는 “의자에 앉아 이야기만 하니 현장의 일을 모르는 것”이라며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니 결국 우리가 밖으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강 교사는 그러면서 “돌봄노동자들이 행복해야 이용자에게도 행복함이 전해진다”며 “조금이라도 처우개선이 이뤄진다고 하면 이 자리에 우리가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강광철 회장은 “시가 해마다 보도블럭 재설치 작업 등에 눈 먼 돈을 펑펑 쓰면서 복지를 위해 정말 필요한 예산은 쓰고 있지 않다. 그 돈의 일부라도 아낀다면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에 쓸 예산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