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등 주요 시점마다 조국 측 인물 '뉴스공장' 출연… ‘편파성 정도 넘었다’ ‘방송 사유화’ 지적
  • ▲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범동씨 지인이자 코링크PE 초기 투자자 현종화씨는
    ▲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범동씨 지인이자 코링크PE 초기 투자자 현종화씨는 "정경심을 본 적 없다"고 했다. ⓒ유튜브 캡쳐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 인물을 연이어 방송에 출연시키며 또 다시 ‘조국 수호’에 나섰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나 동생 조권 씨 등 조 전 장관 일가 측이 영장심사를 받거나 검찰에 소환되는 시점을 전후해, 조 전 장관 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듯한 방송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여론전이라는 지적과 함께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오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정 교수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연관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초기 투자자 현종화씨가 출연했다. 현씨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지인으로, 조씨의 권유로 코링크PE 설립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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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씨는 이날 방송에서 ‘코링크PE의 전반적 사정을 알고 있다며 정경심 교수를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정 교수가 코링크PE와는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 교수의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현씨는 이날 김어준 씨와의 인터뷰에서 “조범동 씨는 제가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줬으면 했기 때문에 같이 하자 했었고, 전반적 얘기는 다 했다”며 “그런데 투자금을 회수하는 그 순간까지도 정경심이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현씨는 검찰의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혹시 정경심 교수 본 적이 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정경심이란 사람을 본 적도 없고, 그 이름조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사건 터지고서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과 언론이 세트로 움직일 것이란 생각은 아예 못 했다”며 언론과 검찰의 유착 의혹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어준 씨의 방송은 22일에도 비슷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 전 장관 동생의 지인은 조권 씨의 ‘꾀병’ 의혹을 대신 해명하며 검찰과 언론을 비난했다.

    지인 A씨는 김씨의 방송에서 조씨의 ‘꾀병’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꾀병은 검찰과 언론의 공작’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의사는 수술할 지도 모르니 수술 준비를 위해 (조씨의) 뒷머리를 삭발을 시켰다”며 “경추, 목 쪽에 흐르는 신경을 계속 압박해서 마비 증상이 오는 등 수술이 필요한 응급상황이었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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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그런데 조씨의 담당의사가 검사와 면담한 뒤 병실로 와서 환자(조씨)에게 팔을 들어 보라고 했다. 그때 있는 힘을 다해 팔을 조금 들었더니 많이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며 “수술 대기 상태에서 매우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 ▲ 2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온 조국 전 장관 동생의 지인은 조권씨의 '꾀병 의혹'을 대신 해명했다. ⓒ유튜브 캡쳐
    ▲ 2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온 조국 전 장관 동생의 지인은 조권씨의 '꾀병 의혹'을 대신 해명했다. ⓒ유튜브 캡쳐
    A씨는 또 “(조씨가) 직접 이야기를 한 적도 없었는데도 ‘허리디스크다. 병실에서 고함을 지르고 담배를 피웠다. 정상인처럼 걸어 다녔다’는 등 기자들이 직접 취재해서 확인하고 쓴 것처럼 수많은 언론들이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씨와 알게 된 지 3개월 밖에 안됐다”면서도 “70여 명이 넘는 조씨의 지인들이 참고인 등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며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지난 4일 김씨의 방송에는 조 전 장관 딸 조민(28)씨도 출연해 ‘서울대 인턴 허위 의혹’에 대해 “부모 도움을 받아 허위로 증명서를 받은 적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문재인 정권 첨병 역할을 하며 앞장 서서 장외 여론전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공장은 늘 그랬다. 김어준 씨는 현 정권 호위무사이자 나팔수”라며 “검찰 수사라는 게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을 불러서 캐묻는 것인 데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런 것을 수사권 남용이라고 하면 설득이 되겠냐. 논리가 없이 선전선동만 있다”고 개탄했다.

    “김어준 뉴스공장, 논리 없고 선전선동만… 의도성 의심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우리 사회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완전한 적대적 관계가 됐다”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첨병(尖兵)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 쪽에 유리한 사람들을 섭외해 여론을 흔들고 과잉해석하기도 하면서 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과거에도 정권 옹호 방송이 없진 않았는데 김어준씨는 편파성의 정도가 과하다고 본다”며 “유튜브 방송처럼 자극적 방송을 하던 습성을 가지고 그대로 방송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뉴스공장의 일부 방송들은) 수사 방해 의도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며 “명백한 여론전으로 나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것인데, 의도성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조권 씨의 꾀병 의혹 보도는 영장이 재청구됐을 때 조씨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수사 방식의 강압성에 대한 언론보도를 만들어 대비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