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진단 결과 뇌종양·뇌경색 판정”... 법조계 “조국 수사 흐지부지 안 돼”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윤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윤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최근 뇌종양·뇌경색을 진단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장 정 교수의 구속 가능성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최근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통해 뇌종양·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정 교수 측은 “진단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들었다”며 “구체적인 건강상태는 확인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14일 다섯 번째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조 전 장관의 사퇴 소식을 듣고 몸이 안 좋다며 약 6시간 만에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 정씨는 조서 열람도 하지 않고 입원 중이던 병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영국유학 중이던 2004년 강도를 피하기 위해 건물에서 탈출하던 중 추락해 두개골 골정상을 입어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겪어왔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이번 뇌종양·뇌경색 판정이 당시 부상과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 교수가 건강문제를 꺼내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 교수가 지연전략을 쓰는것 같다”며 “혐의에 대해 질문을 받다 보면 검찰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알 수 있으니 변호인과 방어전략을 짜고 대응하는 게 나중에 재판을 위해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진단서를 검찰에 제출하고, 향후 조사 일정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검찰은 “아직 진단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정 교수 측에서 진단서를 제출하면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조사 일정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당초 이번주 내에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침에 무게를 뒀지만, 조 전 장관 사퇴로 신병 확보에 신중한 모습이다. 여기에 법원이 조 전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건강 상태를 이유로 한 차례 기각한 만큼 정 교수에 대한 영장 발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정경심 수사 장기화 가능성… “더이상의 특권은 안 돼. 진실 밝혀내는 것이 옳은 일”

    다만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된다면 “처음부터 ‘조국 몰아내기’를 목표로 한 수사였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물론 ‘자연인’으로 돌아간 조 전 장관도 이른 시일 안에 소환해 여러 의혹 등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변호사는 “사실 더 건강이 안 좋은 분들도 이렇게 편의를 봐주며 수사하지 않는다. 이것 자체가 굉장한 특권”이라며 “이제 그러면 안 된다. 검찰은 더이상 외부 압력이 없다면 눈치보지 말고 수사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이미 정치적 결정이나 정무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고 본다”며 “수사팀이 ‘구속 사안’이라고 최종 보고를 올리면 어떤 말도 없이 ‘그렇게 하라’는 것이 윤석열 총장의 스타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