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국무회의 중 촉법소년 언급현행 '만 14세→13세 하향' 공론화 주문"교화 수단 확충 우선"…"법 체계 뒤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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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관련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화두로 떠올랐다. 촉법소년 기준이 명시된 이후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변화한 환경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과 연령 하향이 자칫 청소년에게 낙인으로 찍힐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선다.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잇따른 촉법소년 범죄 논란 속 연령 하향 논의가 재점화됐다. '법적 사각지대'에 있는 미성년자의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를 현행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만큼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지난 21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 소방서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산불 용의자는 만 12세 중학생 2명으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지난 5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동급생을 집단 폭행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올린 혐의를 받는 중학생 5명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가해 학생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에 해당돼 이 사건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했다.◆매 정권마다 꺼내든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 … 현실은촉법소년은 범행 시점 나이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범을 말한다. 촉법소년이 형사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이유는 형법 제9조와 소년법 제4조에 근거한다.형법 제9조는 만 14세 미만은 벌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소년법 제4조에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이라고 규정한다. 정치권에서는 형사처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자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언급했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압도적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1살은 최소 낮춰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두 달 이후에 촉법소년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못 박았다.윤석열 정부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고 제안하고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후 흐지부지됐다.문재인 정부도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려 했으나 입법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렇듯 매 정부마다 소년범죄가 점차 흉악해지고 범죄 유형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연령을 하향하려 움직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
-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종합대책 주요내용은 형사미성년자 연령하향(14에서 13세), 소년범죄 예방 및 재범방지 인프라 확충, 소년원-소년교도소 교육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뉴시스
◆"단순 연령 하향보다 교화 시스템 점검이 우선" … 신중론 제기촉법소년의 범행 건수가 늘어나는 점과 별개로 이를 강력 범죄와 연계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처벌 강화가 범죄율을 낮춘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낙인 효과로 인해 미성년자가 범행을 저지른 뒤 사회에 복귀할 수 없다는 주장 때문이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2년 "소년범죄의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소년비행 원인의 복잡성·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아동의 발달 특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며 "아동사법제도의 각 단계에서 문제점을 분석해 소년범죄에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했다.아울러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도 2019년 형사책임 최저 연령으로 만 14세 이상을 권장하고 이보다 낮은 연령은 아동권리협약에 반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촉법소년 처벌을 두고 연령 하한 대신 소년교도소,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증설 등 교화 수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선도나 교화 프로그램 등의 제도를 먼저 정비하고 실속 있게 운영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선도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빈약한 상황인데 단순 연령 하향만을 논의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의 언어"라고 말했다.◆"피해자 보호에 공백 있어선 안돼" … 시대성 맞춰 개정 필요하다는 주장도다만 촉법소년의 범행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촉법소년 범죄유형별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21년 1만1677명 ▲2022년 1만6435명 ▲2023년 1만9653명 ▲2024년 2만814명 ▲2025년 2만1095명으로 5년 사이 계속 증가했다.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촉법소년인 점을 인지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아울러 소년원 등 교화 시설 내부가 오히려 범죄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범죄 유형 중 흉악·강력범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연령 하향 등을 통해 형사 책임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 지능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현행 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피해자는 고통을 받지만 가해자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는 점도 형평성에 반한다"며 "낙인 효과의 경우 소년범죄는 경력이 숨겨지기 때문에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아동 범죄가 조직적이고 잔혹화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보호처분은 교화에 목적이 있지만 소년원 내에서 범죄 수법을 학습하는 경우가 있고 흉악·강력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