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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반면, 비슷한 기간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40%대 후반을 유지해 논란이다.
리얼미터는 30일 9월 4주차(23~27일)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7.3%로 일주일 만에 2.1%p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다른 기관의 조사결과인 △공정 36.1%(9월18일) △중앙일보 37.9%(9월 23~24일) △한국갤럽 41%(9월 24~26일)과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조국 사태' 후 격차가 확연히 심화한 결과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후보자 신분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지난 8월 4주차에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6.5%였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검찰 압수수색 등으로 '조국 사태'가 확산하는 속에서도 지지율 변동폭은 적었다. △9월 1주 46.3% △9월 2주 47.2% △9월 3주 45.2% 등 40%대 중반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반면 갤럽은 지지율이 45%라고 발표한 8월 4주차 이후부터 △8월 5주 44% △9월 1주 43% △9월 3주 40% 등으로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다.
리얼미터는 "주 초반 조국 법무부장관 압수수색 등 일련의 검찰 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했고, 류석춘 전 한국당 혁신위원장의 '위안부 매춘' 발언 파문이 겹쳐 상승했다"며 "하지만, 조 장관 자택 압수수사 중 조 장관과 관련 검사의 전화 통화 논란을 전후한 주 후반에는 사흘 연속 내림세를 보여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성인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해 응답률 5.6%를 보였다.
文정부 들어 '급성장'한 리얼미터, 심의 조치는 1위
중소기업인 리얼미터는 문재인 정부 들어 '급성장'했다. 2016년 영업이익이 -6억4669만원으로 고전하던 리얼미터는 2017년 -4억5526만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2018년 4억1638만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 같은 기간 매출도 2년 만에 45억3608만원에서 62억2502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리얼미터는 잘못된 여론조사로 심의 조치를 받은 내역이 다른 여론조사기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9월 기준 리얼미터는 52건이다. 이어 조원씨앤아이 17건, 한국사회여론연구소 8건, 리서치뷰 7건, 한국갤럽 5건, 한국리서치 5건, 코리아리서치 5건, 칸타코리아 2건, 알앤써치 1건 등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요인은 '표본의 편향성'이다. 여론조사는 전체 집단(모집단·유권자)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골라 실시한다. 표본이 왜곡·편향되지 않아야 표본에 따른 조사도 전체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다. 표본을 정확히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표본을 추출해 여론조사를 한 이후 '가중치'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게 된다.
'림가중' 사용 리얼미터, '셀가중' 허위 신고 6건
리얼미터는 기본적으로 '림가중' 보정을 사용한다. 이는 가중치를 사후에 산정하기 때문에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얼미터가 '공표보도 불가' 처분을 받은 여론조사 중에서는 셀가중으로 신고하고 림가중을 쓴 경우가 6건이나 된다. 반면 칸타코리아(SBS 의뢰)·한국리서치(KBS 의뢰)·한국갤럽(자체조사)은 중앙선관위에서 기본으로 사용하는 셀가중 보정을 사용한다.
셀가중은 남성·여성, 20대~60대 세대별, 서울, 경기/인천, 부산/울산/경남 등 지역별 셀로 나누고, 그 셀별로 사전에 가중치를 부여해 실제 응답자 비율을 전 인구비례로 맞추는 것이다. 림가중은 조사한 이후 표본을 조절하기 위해 성별 가중치(w1)를 먼저 곱하고, 오차가 나오는 만큼 두 번째 가중치인 세대별 가중치(w2) 등을 누적적으로 계산해 가면서 정리하는 방법이다. 공직선거법에는 셀가중·림가중 둘 중 하나만 선택하고 둘을 혼합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번 대통령 지지도 평가의 차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앙일보 조사에는 '보통'이라는 척도가 있다"며 "그게 있으면 보통 다른 조사기관들보다 (긍정평가가) 5~10%p 낮기 때문에 동일 조사기관끼리 추이를 비교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200만 집회 거짓, 文 지지 40% 미만 숨겨야 하는 현실"
한편 야권에서는 '조국 수호' 서초동 촛불집회의 여파로 여권이 바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에 가득 찬 검찰 증오를 드러내고 '극렬 지지층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지난주에 여당이 숫자 부풀리고,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것을 그대로 받아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제 조금 있으면 '권력 청탁형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허위 여론조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좋은 구실거리가 필요해서 200만 집회 거짓말까지 지어내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 40% 미만 여론조사는 꽁꽁 숨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각 사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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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 공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