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방치 ‘흉물’ 창동역사 처리 시급… 주민들, 상습정체구간 창동역 교통난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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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흉물'로 자리잡은 창동 민자역사는 10년 가량 방치된 채 골조를 드러내고 있다. ⓒ뉴데일리DB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창동역사부터 처리했으면 좋겠네요."박원순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창동 창업·문화산업단지(이하 창동 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불만과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숙원사업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의 행태가 '선거를 앞두고 치적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다.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창동 산업단지는 최대 높이 49층에 300개의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대규모 건축물로, 박 시장의 강북 균형발전 핵심 프로젝트다. 시는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강북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경제·문화시설 부족에 시달려 왔던 만큼, 이번 산업단지 조성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박 시장 역시 18일 서울 도봉구 창동역 환승주차장 맞은편에서 열린 창동 산업단지 기공식에서 수도권 동북부 320만의 새로운 일자리·문화의 신경제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10년 방치 창동 민자역사 처리부터 해결해야"하지만 이날 만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10년 가량 방치돼 지역민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창동 민자역사 처리는 외면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게 환영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창동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35·주부)씨는 "(창동 민자역사가) 철골만 흉하게 드러나 굉장히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며 "시가 직접 나서 철거를 하든지 완공을 하든지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또 다른 주민 박모(43)씨 역시 "민자역사가 올라가다 멈춰 흉물로 남아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며 "밤엔 청소년들로 보이는 무리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해 무서운 기분도 든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인 주민 김모(27)씨도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 지날 때마다 눈쌀을 찌푸린다"며 "산업단지 조성과 민자역사 건설을 같이 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창동역사는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2005년부터 착공했다. 당시 공기업인 코레일이 공동출자하고 모 대기업이 책임준공을 약속해 1000명가량의 개인투자자들이 분양 계약을 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그러나 창동역사 임직원들의 배임·횡령 혐의가 불거지고, 2011년 11월 사업주관사의 부도까지 겹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한 대기업이 시공 의사를 밝혔지만 역사 측과 의견 차이로 개발을 포기했다. 현재 창동역사는 지상 5층(공정률 27.6%) 높이까지 건축물을 올린 상태다.주민들은 창동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교통난도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단지와 연결되는 동부간선도로는 상습 정체구간인데, 새로운 도로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교통량만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불 보듯 뻔한 교통난 악화… 서울시 "교통평가 통과했다"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창동역 인근은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동부간선도로를 통한 출퇴근 차량이 많아 교통문제가 많았다"며 "시가 교통문제 해결 방안 없이 졸속 추진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도 "지하 2층 지상 49층 규모의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적어도 1000대의 차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시는 이 많은 차들을 어떻게 감당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에 건립허가가 났다"고 했다.일각에선 박 시장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창동역사 해결 대신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치적쌓기'라는 것이다.지역에서 20년쨰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다는 C씨는 "교통난도 가중될 게 뻔하고, 지역민들의 숙원사업도 외면하고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서울시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성과를 내서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 같은데 지역민심과 이반된 사업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시공을 맡은 서울주택도시공사 측은 "지역주민들에 대한 공공 기여 가능성 등을 꼼꼼히 검토해 주민들의 우려점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