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개인의 문제를 대입제도 전체의 문제로 비화…한국당 "비겁하고 교활한 발언" 비판
  •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첫번째 방문국인 태국 방콕 돈므앙 군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첫번째 방문국인 태국 방콕 돈므앙 군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3일 현지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전방위적 공세에도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실상 임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2일 밤 12시까지 청와대에 청문보고서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당초 2~3일로 합의됐던 국회 인사청문회는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3일부터 열흘 이내로 기간을 지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ㅇ여기에도 응하지 않으면 이 기간이 지난 후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 임명안 재가가 8일까지 이뤄질 경우 9일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하고, 10일 열리는 청와대 국무회의에 조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 참석하는 상황도 예견된다. 

    文, ‘대입 개선’ 띄우며 임명 강행 의지 표명

    문 대통령은 1일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조 후보자 딸의 대학입시 의혹 등과 관련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입시·취업에 민감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비판여론을 달래고, 사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청문회가 도입됐는데, 이것(청문회)이 정쟁화돼 버리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의 원인을 조 후보자 개인의 부정보다 교육제도의 문제점 전반에 돌린 것으로, 결국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인사권자로서의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야권에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조 후보자를 비호하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어 반칙으로 타인의 기회를 빼앗고 불법적 특권을 누린 조 후보자와 일가의 죄를 제도 탓으로 떠넘기는 매우 비겁하고 교활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野 "비겁하고 교활" 반발했지만… 文 지지율 0.3%p 반등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주 동안의 내림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했다. 청와대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점쳐졌던 '조국 철회' 카드는 도리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형국이다. 그동안 침묵했던 문 대통령이 순방 출발 직전 돌연 조국 논란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허를 찌른'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리얼미터는 YTN의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전주대비 0.3%p 오른 46.5%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0.2%p 오른 50.2%를 기록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2.0%p) 내인 3.7%p로 좁혀졌다.

    특히 일간 지지율을 보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있었던 주 초반까지는 지지율이 하락하다 주 후반 여권의 `조국 지원사격`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장관 등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발언을 이어가면서 29일 44.7%, 30일에는 47.7%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시민 인터뷰, 국회 청문회 무산으로 지지층 결집"

    또 이탈했던 진보층 지지율도 일간 기준으로는 8월28일 68.2%에서 30일 77.2%로 회복됐고, 중도층 지지율은 28일 38.4%에서 30일 42.1%로 상승했다. 

    리얼미터 측은 "유시민 이사장의 방송 인터뷰와 조 후보자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 (지지) 캠페인이 이어지고, 30일에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주 후반부터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만175명과 접촉해 최종 2507명이 응답해 5.0%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