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美대선 당시 공화당에 9억 달러 후원…매출 1000억 달러 기업 소유주
  • ▲ 79세로 별세한 데이비드 코크 코크 인더스트리 부회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9세로 별세한 데이비드 코크 코크 인더스트리 부회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공화당의 최대 후원자인 석유재벌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고 폭스 비즈니스 등 미국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은 ‘코크 인더스트리’라는 비상장 기업의 소유주다. 형인 찰스 코크와 함께 회사를 경영해 왔다.

    찰스 코크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의 별세를 알렸다. 사망 원인은 오래 전부터 앓아 오던 전립선 암 때문이었다. 미국 주요 경제지들도 코크 부회장의 별세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의 별세 소식이 세계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미국 공화당과 우파 진영의 최대 후원자여서다. 코크 부회장은 그의 형과 함께 오래 전부터 공화당에 거액을 후원해 왔다. 2016년 11월 대선이 다가오자 “공화당의 승리를 위해 10억 달러(한화 1조2000억 원)을 쓰겠다”고 밝힌 뒤 실제로 8억9900만 달러(한화 1조900억 원)를 선거 비용으로 후원했다.

    코크 형제는 부친으로부터 1970년 물려받은 ‘코크 인더스트리’를 키워 미국 내 비상장 기업 2위(1위는 곡물재벌 ‘카길’)로 만들었다.

    폭스 비즈니스에 따르면, ‘코크 인더스트리’는 캔사스 주 위치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 50개국에서 12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국내에는 석유 업계 대기업이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석화 산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해 다양한 소비재도 만든다. 폭스 비즈니스는 “코크 인더스트리의 연간 매출액은 1000억 달러(한화 121조1000억 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과 우파 진영 육성·지원에 수십 억 달러 쓴 재벌


    코크 형제는 2017년 11월 26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유력 주간지 ‘타임’을 인수했다. ‘타임’의 주식 100%를 인수하는 조건이었으며, 대금은 28억 달러(한화 3조3900억 원)였다. 코크 형제가 ‘타임’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 당시 미국에서는 “공화당을 공격하는 메이저 언론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2015년 보도한 데 따르면, 코흐 형제는 미국 전역에 107개 사무소와 1,200명의 정규직원을 고용해 자신들과 정치성향과 맞는 정치인, 언론인, 학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는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조직보다도 3배 이상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활동을 펼쳐온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이 별세했지만, 그렇다고 코크 인더스트리의 공화당 지원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형인 찰스 코크 부회장 또한 공화당을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할 지는 의문이다. 코크 형제는 2018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강력히 반대하다 서로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며, 결국 등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