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 후 첫 수보회의… "미사일 쏘는 북한과 협력하겠다" 파문
  •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경제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확언했다. 

    이날 수보회의는 지난 2일 일본이 자국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외교적 해법 대신 북한과 경제협력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북한이 최근 9일 동안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발사체 6발을 잇달아 쏘는 등 군사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규탄' 대신 '협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 안일한 상황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엿새 만인 지난달 31일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일에도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쏘는 등 북한의 도발 수위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규모와 내수시장"이라면서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고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 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는 그간 아픈 과거를 딛고 호혜협력적 한일관계를 발전시켜온 양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전제한 문 대통령은 "일본이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며 "오히려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경제력 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에 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한편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수출입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의 경제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르면 오는 8일 삼성·현대기아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경영진을 만나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5대 그룹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고,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한 채 거래가 종료됐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종가보다 2.56% 급락한 1946.9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195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7.46%나 폭락한 569.79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월8일(566.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은 17.3원이나 폭등한 1215.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11일 이후 2년7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