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식대 35건에 1585만원… "조찬·오찬마다 1인 평균 3만원, 혈세로 선심" 비판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의 씀씀이가 의외로(?) 헤픈 모양이다. 대부분 식대로 이용되는 업무추진비를 지난 한 달(6월)에만 1585만원가량 지출했다. 서울특별시장이라는 직위를 감안하더라도 1인분에 1만원 안팎이 일반적인 죽집에서 1인 2만3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용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업무추진비는 ‘시민의 혈세’로 마련된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데 쓰는 돈이다. 대부분 접대성 식·음료비, 화환비 등으로 지출된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 내역은 의무공개사항이다. 

    서울시청 정보소통광장에 공개된 업무추진비 중 시장실의 사용내역을 살펴본 결과, 박 시장은 지난 6월 한 달간 39회에 걸쳐 1585만5340원을 사용했다.

    이 중 협력사 간담회와 직원 격려용 간식비 비중이 35건, 약 1265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 4건, 320만원은 근조화환비 또는 사망직원유족 위로금 지급비였다. 

    지출 빈도 1위는 ‘도미노피자’

    지출 빈도가 가장 높은 사용처는 ‘도미노피자’였다. 박 시장은 직원 격려를 위해 6월3일 하루 점심에만 도미노피자에서 약 57만원을 썼다. 이튿날인 4일에도 도미노피자에서 직원 격려를 명목으로 약 78만원을, 5일에도 약 39만원을 썼다. 3일 동안 ‘격려용’ 피자 값으로만 약 174만원을 지출한 것이다.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들이 직원들 또는 상주 기자실에 피자를 ‘쏘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다. 많은 인원에게 적은 값으로 선심을 쓸 수 있고, 약속시간이나 장소를 따로 잡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박 시장의 ‘피자사랑’도 유별날 것 없어 보인다. 앞서 복수 언론을 통해 ‘박 시장이 상생협약을 맺은 미스터피자만 이용한다’는 사실이 조명되자, 이를 의식한 듯 도미노피자로 선회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박 시장의 ‘큰’ 씀씀이는 직장인들도 주로 이용하는 일반적인 음식점에서 드러난다.  

    박 시장은 6월13일 오전 7시쯤 ‘본죽&비빔밥’ 시청점에서 16만4000원을 지출했다. ‘시정질문 검토 관계자회의’를 위한 이 자리에서 박 시장 포함 7명이 사용한 금액이다. 1인 약 2만3400원을 사용한 셈이다. ‘본죽&비빔밥’의 가격대는 보통 1인 1만원 내외다. 가장 비싼 메뉴인 ‘트러플전복죽’도 1만6000원이다. 참석자 모두 가장 비싼 메뉴를 시켰다고 하더라도, 죽집에서 조찬을 하며 쓴 금액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구내식당 간담회 때도 1인당 3만원 메뉴 ‘통 큰’ 씀씀이

    박 시장은 구내식당에서도 통 큰 면모를 보였다. 서울시청 구내식당 가격은 보통 3500원에서 4000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 시장은 이 구내식당에서 6월5일 '시정 정책추진 관련 한국기자협회 간담회'를 열며 65만7800원을 사용했다. 명시된 대로라면 박 시장 포함 22명이 참석했고, 1명당 약 3만원의 식대가 쓰인 셈이다. 

    이 외에도 구내식당에서 박 시장은 19일 30명 참석 ‘공무직 관련 정책추진 의견수렴 간담회’ 89만4000원, 21일 19명 참석 ‘시정 추진 관련 시설공단노동조합 관계자 간담회’ 56만4300원, 26일 21명 참석 ‘시정 정책추진 관련 중소기업인과 간담회’ 62만3700원 등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참석하는 자리는 구내식당 내 ‘간담회장’에서 별도로 메뉴가 마련된다. 구내식당에서 구성원에 맞게 25000원~30000원 선에서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은 고급 음식점도 자주 애용했다. 6월10일 오전 8시39분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달개비 자연음식전문점’에서 25만7900원, 같은 날 오후 1시11분 중구 무교동 만복림에서 74만7600원, 6월12일 오후 1시11분 중구 태평로1가 ‘동원vip 참치’ 코리아나점에서 31만7000원, 6월14일 오후 1시18분 광화문 ‘더루이’에서 34만4000원, 6월17일 오전 8시23분 ‘달개비 자연음식전문점’에서 14만8500원을 지출했다. 

    이와 관련,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서울시장이라는 직위를 고려하더라도 매일 조찬‧오찬마다 1인 평균 3만원을 꽉 채워 쓰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며 “기장군수 같은 경우에는 업무추진비를 한 푼도 쓰지 않는다더라. 시민 혈세로 선심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