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범죄인 인도조례' 관련 홍콩 시민들 집회 때... 함정·헬기 등 동원 '무력시위'
  • ▲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2일 웨이보 공식계정에 올린 홍콩 앞바다 훈련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2일 웨이보 공식계정에 올린 홍콩 앞바다 훈련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콩 시민들의 일명 ‘중국압송악법’으로 알려진 ‘범죄인 인도조례’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중국은 대규모 육·해·공군 병력의 합동훈련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홍콩 안팎에서는 이를 중국의 협박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지난 2일 중국 육·해·공군 합동 긴급대응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히며, 현장 사진 6장을 웨이보(중국 SNS 서비스) 공식 계정에 올렸다”고 3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국군 합동훈련은 지난 6월26일 홍콩 앞바다에서 실시됐다. 사진 속에는 해군 함정과 헬기, 고속정이 등장한다. 홍콩 센트럴 지역과 애드미럴티 지역으로 향하는 배와, 배에 탄 장병들이 홍콩섬을 향해 소총을 겨눈 모습도 공개했다.

    방송은 “센트럴 지역은 최근 ‘범죄인 인도조례’에 반대하는 시민행진이 열린 지역이고, 애드미럴티는 시위대에 점거됐던 입법회 등 정부청사가 몰려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이어 “중국군이 훈련을 실시했던 6월26일은 홍콩 ‘민주인권진선(민진)’ 측이 센트럴 에든버러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총부를 포위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군이 이런 사진을 공개한 직후 현지 일부 언론은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여론을 비롯한 민주화 요구를 무력진압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자 홍콩 행정당국은 이날 심야에 긴급성명을 내놨다. 홍콩 행정당국 대변인은 성명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인민해방군에게 최근 충돌 처리에 협조를 부탁했다는 모 인터넷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절대 그런 일이 없었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군이 대규모 부대를 동원해 홍콩 앞바다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을 ‘톈안먼사태’ 때처럼 무력진압하려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